괜찮아, 브런치야
이상무
(괜찮아, 브런치야)
사실 고등학교 친구 덕분에 브런치를 이미 알고는 있었다. 그 친구도 나도 글 쓰는 것을 참 좋아했고 지금도 여전했지만, 당시 그 친구는 용감하게 브런치에 뛰어들어 글을 썼고 나는 오랜 시간을 망설였다. 과연 미숙한 나의 글을 세상에 내어놓아도 괜찮을까? 누군가에게 읽힐만한 가치가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글쓰기가 가능할까? 수많은 생각들이 내 발목을 잡았다.
'아직은 아닌 것 같아.'
아무리 생각해도 용기가 나질 않아서, 그저 SNS에 들어가 가끔 끄적거리기만 했다. 몇 지인들과 공유하는 나의 일기장, 언제든 생각나면 꺼내어 볼 수 있는 추억담, 그리고 이런저런 잡생각들. 문득 달리는 댓글에 답글을 달면서 세상과 그럭저럭 소통을 해오고 있었다.
그러다가 느지막이 결혼을 했고, 어여쁜 아기가 생겼다. 사실 내 인생의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시기 었다. 어느 때보다 절박했고, 나도 세상도 미친 듯이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어린 아기가 있는 엄마가 정말 미쳐서는 안 되었다.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응어리를 토해내고 예전부터 존재하던 구멍 속으로 무언가 밀어 넣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야 내가 살 것만 같았다.
막상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나는 많은 사람들의 글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SNS에서는 이렇게 용기 있게 자신을 깊이 드러내는 글을 접하기 어려웠는데, 브런치에서는 그런 글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글쓴이에 대해서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의 삶과 철학, 그리고 그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 그러면서 드는 생각.
'나는 그동안 지인들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그저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우선 나를 보듬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치유될 수 있기를 바랐다.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기를. 브런치는 나에게 언어로 서로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속 깊은 친구들을 만나게 해 준 고마운 쉼터이다. 그리고 이 쉼터에서 나는 조금씩 성장해 나갈 것이다. 마흔이 넘었지만, 아직 나의 성장판은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