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숙취

(느닷없는 고백)

by 진화정


마치숙취

(느닷없는 고백)


오늘은 왠지

피곤함에 잠들었다

갑자기 눈이 뜨이는

그런 날이다


달이 보이지 않는

까맣고 조용한 밤

귀뚜라미 소리만

구슬프게 들려온다


숙취처럼 밀려온

애타는 갈증에

냉장고에서 꺼낸

바닐라 아이스크림


소파에 기대앉아

한 스푼 두 스푼

떠먹고도 여전해

물 한 컵 벌컥 마신다


서둘러 이를 닦고

시원하게 샤워하고

선풍기 앞에 앉아

머리카락을 말린다


구불구불 까맣고 긴

머리카락이 바람결에

덩실덩실 춤을 춘다

자유를 위한 몸부림


그리고 이렇게

다들 잠이 든 새벽

낙서장에 끄적이는

널 향한 나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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