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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피 Mar 13. 2023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16p 구독자 이벤트 두번째 인터뷰이 '이예린'마케터


‘하고 싶은 게 많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이예린 님을 만났다. 마케터로서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깊이 좋아하게 만드는 일’을 할 때 행복을 느낀다는 예린. 인스타그램에는 솔직 담백한 글, 감각적인 패션 감각, 일상 속 다양한 경험이 담긴 사진들로 가득 차 있다. 하루를 숨 가쁘게 살아가는 예린은, 그럼에도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발걸음을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16p 구독자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좋아하는 것이 많은 마케터 이예린입니다. 저는 요가, 여름, 문구류 그리고 요즘엔 뉴진스도 좋아해요. 이번 16p 인터뷰이로 함께 하게 된 소감이 궁금해요. 누군가가 저를 궁금해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 모두 낯설지만 설레는 일인 것 같아요. 기회를 마련해 준 16p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나요? 제 생각과 마음이 정리될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좋아하는 것이 많은 마케터’라고요. 마케터의 역할이 다양하잖아요.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저는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알리고, 깊이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모든 일을 해요. 현재는 솔루션 프로덕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어요. 셀링 포인트를 찾아 고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정돈하는 역할이고요. 고객이 관심 가질 만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콘텐츠가 모여 있는 채널을 관리하고, 고객의 사용 경험을 자세히 듣기 위해 직접 인터뷰를 나가기도 해요. 엔데믹 시기인 만큼 오프라인으로 고객에게 프로덕트를 선보일 여러 기회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케터의 일이 예린과 잘 어울려요. 무엇인가를 진심으로 좋아해 본 사람이 누군가 무엇인가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린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일’은 옷을 입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나에게 맞는 옷을 입을 땐 자신감도 생기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기거든요. 그런데 맞지 않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땐 작아지는 기분이 들어요. 일도 마찬가지예요.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프로젝트에 관여도가 높고 성취감이 클 때 ‘일’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 편이에요. 기억에 남는 브랜드 경험이 있나요?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라는 문구 브랜드에 푹 빠져 있어요. 같은 도구도 쓰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쓰임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 브랜드예요. 이곳에서 소개하는 모든 오브제에는 관점이 담겨있어요. 최근에 성수에 위치한 쇼룸을 다녀왔는데, 진열된 오브제마다 관련된 이야기와 의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는 점, 곳곳에 방문객들과 ‘관점’에 대해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았던 점이 인상 깊었어요. 이처럼 Point of view의 사전적 의미인 ‘관점’이라는 단어가 브랜드에 잘 녹여진 게 흥미로웠어요.


다채로운 삶



좋아하는 게 많을수록 삶의 행복도가 높을 것 같아요. 어때요? ‘삶의 행복도가 높다’기 보다는, ‘삶이 다채롭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일상을 좋아하는 것들로 채울수록 삶이 다채로워져요. 예린의 삶을 채워주는 것들은 뭐가 있나요? 세 가지 정도로 꼽을 수 있어요. 첫 번째는 커피예요. 출근과 원격근무를 병행하고 있는데, 좋아하는 분위기의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일하는 일상을 좋아해요. 집에서는 원두를 구매해 직접 내려 마시는 소소한 재미도 있고요. 두 번째로는, ‘스티커’에요. 다이어리에 중요한 일정이나 기억하고 싶은 날을 기록하거든요. 적절한 스티커를 골라 붙이는 행위를 좋아해요. 그날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데에는 스티커만 한 게 없더라고요. 마지막으로는 ‘꽃’이에요. 곧 봄이 와서 그런지 길에서 종종 꽃을 사 와요. 매주 들어오는 꽃도 다르고 의미도 다르잖아요. 우연히 마음에 드는 꽃 몇 송이를 집에 꽂아두면 3~5천 원으로 분위기를 환기하기 좋아요. 일기도 취미라고요. 취미 부자네요! 중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아빠가 다이어리를 선물해 줬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러스트 캐릭터 다이어리라 매일 꺼내서 보다 보니 일기를 꾸준히 쓰게 됐어요. 그리고 학창 시절에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제 속마음을 표현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일기장에 제 속마음을 많이 썼어요. 좋아하는 친구 이야기라든가, 친구에게 서운했던 점이라든가. 어쩔 땐 데스노트가 되기도 하고, 어쩔 땐 행복 노트가 되기도 하고. 그때 제 얘기를 가장 잘 아는 친구가 일기장이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취미가 되었어요. 아끼는 노트가 있어요? 제일 좋아하는 노트는 지금 쓰고 있는 노트예요. 좋아하는 문구 인플루언서 ‘김규림’님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일러스트레이터 할아버지와 콜라보해서 직접 만든 양장 노트예요. 삐뚤빼뚤한 획에 스스로 물을 주고 있는 꽃 일러스트 자체도 너무 귀여워요. 그림에 ‘자아 성장(self growth)’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성정의 과정을 빼곡히 채울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애정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그리고 일러스트가 진짜 귀엽거든요? 볼 때마다 피식 웃게 돼요.


좋아하는 마음



예린이 좋아하는 자기의 모습은 뭐예요?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모습이요. ‘좋아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건 상당한 에너지가 들잖아요. 그때 저의 에너지를 좋아해요. 앞으로 어떻게 나이 들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게 많은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그레타프리든’이라는 일러스트 작가의 작품 속 등장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거든요? 컬러풀한 비니를 쓰고, 나이키 덩크 운동화를 신고, 숲으로 바다로 여행을 다니는 그레타 할머니와 프리든 할아버지처럼 나이 들고 싶어요. 올해 어떤 2023년이 되길 바라나요?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 갈 수 있도록 중심을 잘 잡는 한 해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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