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 루틴 만들기의 어려움
올해 들어 내가 습관을 들이고자 한 것 중의 하나는 정기적인 '인바디 체크'를 하자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체크를 함으로써 현 내 몸 상태를 대략적으로나마 인식해서 식단관리 그리고 운동 등에 활력을 얻고자 하는 게 내 목적이었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몇 년 전에 체력단련실이 폐쇄되었고, 근처에는 사무실이 밀접한 곳이라 헬스클럽이나 필라테스 학원이 종종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코로나가 없어진 것도 아니어서 돈을 둘째 치고 가기가 꺼림칙한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사무실 근처 15분 거리에 보건지소가 있어 예약을 하면 '인바디 체크'를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고 난 뒤에 3달 전부터 주기적으로 보건지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올해 들어 '걷기'에 습관을 들이러 노력한 나는 어떻게 내 몸이 달라졌는지 알고싶은 것도 있었고, 어떤 부문이 취약한지 그 또한 궁금하였다.
처음 측정한 달의 결과는 민망하지만 나는 내 키에 상응하는 표준 몸무게를 10kg 초과하는 상태였고, 근육량도 또래에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달에 방문 후 두번 째 달 인바디 체크 후 직원분과 나눈 대화 일부를 소개한다.
직원 : 전달보다 1kg 빠졌네요.
나 : 오, 그래요?
직원 : 몸이 전보다 가벼워졌죠? 어때요?
나 : 맞아요.
직원 : 그런데, 주기적으로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나요?
나 : (의기양양하게) 그럼요. 아침 저녁으로 걸어서 출근을 하고 있어요.
직원 : (숨을 잠시 멈추고) 선생님, 그건 운동이 아니에요. 생활의 일부에요.
땀이 나도록 빨리 걷거나 뛰지 않는 이상 운동은 아닌 거지요.
나 : (작은 목소리로) 땀나도록 걷기는 하는데....
직원 : 그리고 걷기 외에도 근력운동도 병행해야 해요. 지금 줄어든 몸무게와 근손실이 동일해요.
나 : (마지못해) 네, 말씀 감사합니다.
뭐, 대화를 이런 식으로 끝이 났다.
그런데 내가 직원분에게 약간 화(?)가 좀 난 이유는 그간 운동을 몰랐던 내가 아침저녁으로 운동삼아 걸어서 출퇴근을 했는데, 그간의 내 노력을 알아주진 못할망정 그건 운동 축에도 못 낀다는 느낌은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분은 운동에 관해서 나보다 많이 공부했고 지식도 풍부하고 실전 경험도 많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인바디 체크 내용을 바탕으로 내가 더 필요한 부분을 지적하고 앞으로 이랬으면 좋겠다는 말씀은 너무 고마웠다. (이건 진심이다) 하지만 내가 그간 힘들게 쌓아온 이 습관이 뭐 보잘것없는 것처럼 말할 때 부아가 났던 것도 또한 진심이었다.
집에서 곰곰이 생각했다. 누워서 오늘 일을 복기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1. 요즘 같이 더운 날 그냥 있어도 땀이 나는데, 천천히 걸어 출퇴근해도 땀이 비오든 내린다면 이건 신체조절 기능이 일환이지 실제 운동 효과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다.
2. 내 게으름으로 근력운동을 소홀히해서 운동의 시너지가 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병원에서도 언급을 했고, 근력운동 포스터도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작조차도 못한 상태라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3. 운동 외에도 식단에도 신경을 써서 탄수화물 대신 야채도 많이 먹어줘야겠다. ‘자기가 먹는 것이 자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는 말이 기억난다. 내 몸에 입맛에 안 맞더라도 좋은 거 많이 넣어주어야 겠다.
이렇게 마음먹고 다시 힘내서 운동을 하던 중 장마철인지 비가 무자비하게 온다.
그와 동시에 내 운동의지도 빗방물처럼 땅으로 자꾸 꺼져만 간다. 이런저런 핑계로 며칠 운동을 건너뛰기도 하고 아무 일 없음에도 그냥 외면하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운동을 꾸준히 하는 분들의 그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 얼마나 쉬라는 유혹을 무시하고 운동 루틴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피눈물을 흘렸을까.
나쁜 습관은 힘들이지 않고도 쉽게 습관으로 이어지는데, 좋은 습관은 젊으나 늙으나 만들기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이대로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아직 남아있는 내 열정을 연료삼아 다시 도전이다. 그간 쌓아왔던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그만둘 수 없다. 나에게 말한다. OOO 님,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