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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무늬영원 Oct 03. 2022

44화 '노인의 날'

- 우리는 모두 노인을 향해 달려간다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었다. 1990년 UN 총회에서 10월 1일을 ‘세계 노인의 날’로 정했는데, 우리나라는 1997년 10월 2일로 정한 이유는 국군의 날과 겹치지 안하기 위한 거라고 한다.  

    

일본의 초고령 사회는 이미 알 것이고, 우리나라 역시 몇 년 안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때맞춰 이시형 박사가 새로 낸 책 <이시현의 신인류가 몰려온다>라는 책을 발간했다. 잠시 연합뉴스 인터뷰(2022년 10월 1일자) 일부를 소개한다.


기자: 책을 많이 내는데, 이번에도 신간을 내지 않았나.   

  

이시형: 우리나라에서 80대, 90대가 200만 명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한 번도 그렇게 오래 사는 사람들을(대규모로) 본 적이 없다. 신인류다. 이런 문제를 다룬 책 '신인류가 몰려온다'를 냈다.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20%를 넘어가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4년 후면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가 된다정부에서는 아직도 초고령사회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일본은 대책이 잘 돼 있는데우리는 안 돼 있다.     


75세부터는 노화가 시작된다본인이 느낀다. 85세가 되면 본격적 노화에 들어간다. 다리가 불편하든가 해서 누가 봐도 노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 고독도 문제다. 어떤 병보다 무서운 게 고독이라는 병이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친한 친구 15명 가운데 두 명만 살아있고 모두 세상을 떴다. 이렇게 친구들이 죽게 되면 갈 데가 없다. 이게 사람을 미치게 한다.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장수의 늪'을 건너야 한다.      


‘노인의 날’을 보면서 내가 느낀 몇 가지를 나눠보고자 한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겠으나 그래도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면 좋을 내용이라 여기면서 말하고자 한다. (내 주관 100%임을 잊지 마시길)    


첫째, 소득의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살아가는 이상 소득의 양극화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노후준비 여하에 따라서 중장년층 또한 그 간격이 더 벌어질 것이다. 정부가 정책을 마련할 테이지만 재원마련문제, 우선순위문제 등으로 실제 체감은 뒤늦게 올 수가 있다. 줄어드는 청년층에 대한 지원과 가파르게 증가하는 노령층에 대한 (복지)정책이 균형을 잡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패자부활전이 드문 사회에서 한 순간의 실수로 중산층에서 하층으로 떨어질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말년의 경제적 어려움은 복구되지 않을뿐더러 삶 자체를 갉아먹을 것이다. 아침저녁으로 폐지를 줍는 분들을 본다. 건강 삼아 소일거리 삼아 일하는 게 아니다. 왕년에 이분들도 잘나갔을지도 모른다.           


둘째, 정년은 연장될 것이나 은퇴는 아직 멀었다.     


생산가능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출산율은 세계 최저 0.81명이고, 초등학고 진학 학생수나 대학입학 학생수는 계속 감소할 것이다. 일할 사람이 줄어들면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자체적으로 인원을 늘리는 것인데, 출산율이라는 게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는 것처럼 쉬운 게 아니다. 질 좋은 일자리 창출, 주거 문제, 아이 보육문제, 자녀 양육비, 성평등 문제 등 사회, 경제, 문하적인 요소가 뒤섞여 있어 실마리 풀기가 난망하다, 또 하나는 외부에서 인원을 받아들이는 것인데 이른바, 이민, 난민 등을 들여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일자리 경쟁이 높아지거나 경제 파이를 나눠야 하는 것이라 조정이 어려울 것이다.      

궁극적인 방법은 아니나 임시로 정년을 늘리는 것이다. 현재 가용 인원을 최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60세인 정년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것인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셋째, 자식 리스트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열심히 한평생 앞만 바라본 분들이 퇴직을 넘어 은퇴를 하고 싶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 자녀들의 삶은 경쟁의 심화로 더욱 팍팍해질 것이고, 미안해하면서도 부모의 품 안에서 들어오기 싶어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가령, 결혼까지 시켰는데 나중에 사업자금이나 손녀 양육까지 본의 아니게 부탁할 수도 있다. 어지간한 강심장을 가진 부모가 아니라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인데 제 코가 석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가 아니면 다 같이 고꾸라지는 상황에 이를지도 모른다. 이건 가치관과 연결된 것이라 내가 뭐라 말하기 참 어렵다.      

     

넷째, 1인가구의 시대가 왔다.     


20, 30대의 능동적 효율적인 1인가구가 아닌, 50대 이후의 1인가구는 비혼, 이혼, 사별 등으로 맞이하게 된 경우라 할 수 있다. 하늘이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까지 1인 가구로 생활을 꾸려나가야 한다. 밥도 혼자서 챙겨먹고, 운동도 체계적으로 해서 연금처럼 꺼내 쓰는 ‘근육연금’을 키워야 하고, 아프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Plan B'도 짜놓아야 하고, 자기만의 취미도 만들어서 삶을 윤택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인간관계도 메마르지 않게 기름칠을 해야 하고, 돈 관리도 알아서 해야 나중에 주위에 부끄럼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나라야 망하지 않겠지만 국민연금, 자산가치 등이 쪼그라들 가능성도 살펴봐야 하고, 새로운 경제정책 등이 말년에 내 생활에 거대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내가 너무 부정적인 생각만 늘어놓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이 아직은 너무 느슨하고 촘촘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을 당연하게 여길 수도 있다.     

 

이시형 박사의 ‘신인류의 시대’를 살면서 이런 불안을 줄이려면 우리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준비는 퇴직 후에 또는 은퇴 후에 해서는 안 된다. 현재 자신이 있는 그 위치에서 각자 수준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그 실행 기준은 타인의 기준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현재 상황에 맞는 실행가능한 계획으로 말이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노령연금 40만원’은 아예 없다고 치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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