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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무늬영원 Jan 05. 2024

작은 일탈에 실패한 어느 새벽

-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힘드는구나

눈이 떠진다 머리맡에 핸드폰을 보니 4시 15분

어제 좀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이 시간에 일어났나

아니지 이번주는 매번 이쯤 깨어난 걸 기억하니

아직 정상적인 것은 아님을 알겠다

그러다 맞다 오늘 토요일이지

참 고작 며칠 간의 반복행동이라고 주말인데도 눈이 떠지니

참으로 습관이란 정말 무섭구나라고 되뇌긴다.


크크크 주말이구나 잠시 평일 출근을 걱정하던 내 모습은

이내 사라지고 얼굴에 큰 웃음이 번진다.

오랜만에 나를 위해 작은 일탈(?)을 꿈꾼다.

한 11시까지 늘어지게 잔 후에 물 한 잔 맛있게 먹고 또 자볼까나

아니지 겨울산이 위험하긴 해도 간만에 상쾌한 공기를 맞으며 산길을 걸어볼까나

아니 아니지 곧 봄이 올텐데 마리오아울렛에 가서 신상 봄옷을 마련할까나.

여러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스며들다 이내 곧 사라진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 쌔하다

어허 무언가 이상하다 그래 그런 기분이다

후다닥 핸드폰을 자세히 바라본다

2024년 1월 5일 금요일 4시 30분

아~~~


낮은 탄식과 함께 짧은 시간이나마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그런데 하도 어이가 없는지 검은 천장을 바라보며 두 눈만 꿈뻑꿈뻑.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인생의 회전목마'를 들으며 다시 잠을 청한다

주말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는

업무의 회전목마를 5바퀴 돌려야 하는데

아직 1바퀴가 부족한 상태임을 난 까먹은 것이다


그래 잠을 청한다

씁쓸한 입맛을 다진 체로

소소한 일탈을 꿈꾸던 나는 그 꿈을 하루 유예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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