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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무늬영원 Feb 21. 2024

다다음주에 병원에 가면

- 요즘은 아프면 안 되는 시기인가

40대 이후 꾸준히 한 달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하는 이유는 

솔직히 젊은 시절 난 건강에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적영역이나 금융관련 투자를 한 것도 아니라는 비밀아닌 비밀. ㅠㅠ)


40대 후반 걷기에 관심이 있어 건강에 투자를 한다지만 이내 몸은 예전의 버릇에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고 나이에 따른 노화는 서서히 진행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업무를 하면서 이른바 '민원인'분들을 만나게 된다.

정부에 무언가를 바라고 오는 분들은 기쁘고 행복해서 센터에 방문하는 분들이 아니다.

본인이 자격요건이 되는지 그렇다면 어떤 혜택을 보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민원인은 민원인대로 직원은 직원대로 신경이 곤두선다.

대충 이런 이유들 때문인데...


이렇게 비가 맞고 센터에 왔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대상자가 되지 못한다면

한번 방문하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추가 서류를 가져와야 한다면

내 주변 친구들은 관련 혜택을 받았는데 본인은 해당되지 않는다면 


정부 욕도 좋다.

관련 프로그램의 미비점에 대해 비난해도 좋다.

이런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하소연 또는 짜증을 내도 좋다.

대한민국 복지정책에 관련해서 자신의 소신을 과격하게 표현해도 좋다.


그렇다. 다 좋다. 재작년 작년을 거치면서 나는 점점 단련되고 있으니까

하지만 말이다. 나도 사람이다.

피가 흐르고 그 피 흐름에 따라 감정도 덩달아 흐르고 그 피가 뜨거워지기도 차가워지도 하는.


내 책상에는 인상파 화가의 그림이 붙여 있다.

빛의 오묘한 흐름과 시간의 순간을 재빨리 포착해서 표현하는 인상파 그림 세 점.


민원인에게 인상을 써서는 안 된다는 나의 굳센 다짐으로 인상파 사진을 붙은 것은 아님을

밝히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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