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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무늬영원 Mar 03. 2024

인생은 직진인가

- 휴일과 맞바꾼 수당

누구는 2, 2, 2, 2, 2

어떤 이는 3, 3, 3, 3

다른 사람은 4, 4, 4, 4


이들의 손놀림이 빨라진 건 내 말이 끝났을 때였다.

"2분 정도 남았습니다. 마무리해 주세요."


문제를 제 때 풀지 못한 수험생의 눈이 한밤중 달처럼 더욱 차가워진다.


1, 2. 3, 4 지그재그가 아닌

2, 2, 2, 2 또는 3, 3, 3, 3

그래 이 순간만은 직진인 걸까 (아니 우리네 인생은 직진 아니었나)


잠시 후, 우주의 온 기운이 그대에게 선택한 숫자에 닿길 바라며 나는 말한다

"답안 작성을 중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양손은 책상 밑으로, 답안지는 엎어진 채로 오후 5시 반. 


교실 정리하는데 탁자 위에 어느 분이 감사하다며 과자 산도 2개를 탁자 위에 놓는다.

나도 오늘 수고 많으셨다며 웃음과 함께 인사를 건넸다. 순간 긴장이 확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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