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건 Feb 14. 2024

비물질, 비물질, 비물질 - 증명 끝

물질은 존재한다. 보이는 모든 것은 물질이다. 보이지 않음으로써 비물질임을 증명한다. 

인간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다. 앞으로도. 


그럼에도 비물질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이유는 명백한데, 

물질을 움직이게 하는 유일무이한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여러 감정에 이름이 붙여진 것과 같이. 

기쁨과 절망, 사랑과, 



구성원으로서의 나인가, 구심력으로서의 나인가. 

관계중심적인 삶인가, 만유인력으로의 나아감인가. 


존재는 물질이다. 시공간 위에 우연으로 쌓아 올려진 유기체에게 물질로 남음은 필연이고 비물질이 되고 싶음은 불가의 소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이 질문을 듣고 비물질을 택하리라. 인간은 꼭두각시가 되기 싫어하며, 본질적인 존재를 선망하기에. 끌려가기 보다는 끌리는 사람이, 힘을 받기 보다는 힘을 주는 사람이, 도움을 받기 보다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윤리와 철학을 제쳐두고 직감에 의존하더라도, 그렇지 않더라도. 


질문. 물질이 나쁜가? 


질문. 비물질이 좋은가? 


마지막 질문. 무엇이 되고 싶은가?


비물질, 비물질, 비물질. 


비물질의 특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삶. 물질로서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며 발악하겠다, 백조같이. 하지만 사람임을 잊지 않겠다고 여기 선서한다. 그러나 백조가 되겠다 맹세한다. 거듭남의 맹약과 평생의 서약을. 팔이 10개라도 모자라도록. 입이 2개라도 할 말이 없도록. 


사실 물질이며 비물질이며,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도록. 장점-단점 대조표를 쓰지 않더라도 충실하게.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작가의 이전글 사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