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외로움

by 이동건

강아지를 보고 질투했다.

쓰다듬어주는 모습 귀여워하는 모습

나는 강아지를 질투했다.

맛있어서 사온 디저트

들떠 준비한 옷

흥얼거리며 찾은 레스토랑

밥을 먹고 산책할 코스

부족할 거리 없도록 준비한 대화 소재

나는 강아지를 질투했다.

손 한 번 잡기 어려운 마음과

모르는 듯 말하기 신난 너

누군 쳐다보기만 해도 쓰다듬어주는데

나도 한 번 쓰다듬어주면 안되나


나는 강아지를 질투했다.

만나기 어려운 바쁜 나날에 한탄하는데

그 강아지를 보기 위해

또 한 번 이곳에 와야겠다는 네 말에


가끔 그럴 때 있잖아

말이 잘 안 나오네

조금 있으면 괜찮아질 거야


나는 화장실에 갔다.

건물 왼쪽 외벽을 짚으며 돌고

여전히 강아지를 쓰다듬는 네 얼굴을 보며 돌아

2층에 있는 화장실에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갔다


2020* 삐리릭-

세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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