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건 Dec 01. 2023

눈의 구속

감각의 해방을 알리는 세레나데

여기, 사람이 한 명 서 있습니다. 당신이에요.

당신과 마주 서서 시선을 교환하고,

앞으로 함께할 시간에 문득 미소를 지어 내어봅니다. 

나는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을 보고 있습니까? 

순간이 쌓였고 우린 시간에 바래었습니다.

함께 나눈 대화가 꿰어져 책이 되었습니다.

어렴풋이 당신을 이해한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린 서로를 보고 있습니다. 

우린, 서로를 보고 있습니까? 

내가 알던 이가 아닌 것 같은 순간이 쌓였습니다.

보고싶은 것만을 보았던 걸까요.

확실한 것은, 이전보다는 많이 보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보고 있었을까요.

보여지는 것을 열심히 보았습니다.

바뀌지 않는 당신에 대한 인상이 계속해 바뀌는 것이

눈의 구속에서 벗어날 때임을 알리는,

경종이란 사실을 알아챈, 어느 초겨울에도.

우린 서로를 보고 있었습니다. 

우린 서로를, 보고 있었을까요.

작가의 이전글 노래에 울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사무치는 오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