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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가 Nov 17. 2023

두둥, 어떤 커피가 상을 받을까요

제가 근무한 곳은 스페셜티 커피와 COE 커피를 사용했는데요. 왠지 특별한 커피, 고급스러운 커피의 느낌이 나지 않나요? 비슷합니다. COE(Cup Of Excellence)는 85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생두입니다. 최고 품질의 커피라는 상을 받았다고 할 수 있어요. 과육을(열매) 제거하고 생두를 유관으로 봤을 때 맛을 저해하는 결점두. 세척하거나 건조시킨 생두의 과발효 등은 볶은 원두가 되었을 때. 이런 생두를 볶아서 소비자가 마신다면 뭔가 맛이 이상함을 느낄 수 있죠. 그리고 몇 번의 커핑(맛을 본다)으로 점수를 메기고. 그 해 최고의 COE 커피를 선정합니다. 상위권의 커피들은 경매 자격이 주워지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인터내셔널 저지로 커피 리브레 서필훈 대표 테라로사 이윤선 부대표 등이 참여했습니다.


COE 커피는 커피의 품질이 꾸준히 좋은 농장을 알 수 있고 상위권 농장은 구매자와 연결되기도 합니다. 생두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몇몇 카페에서는 미리 받아 둔 COE 생두를 샘플 로스팅을 해봅니다. 카페에서 구입할 생두를 미리 맛보고 경매에 올라왔을 때 구매하는 것이지요. 구매가 클릭으로 바로 이루어지는 것인지. 선택했던 생두를 구매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과테말라의 1위가 3위보다 무조건 맛있다고 볼 수는 없는데요. 카페에서의 생두 구매자는 가격과 카페의 취향에 맞춰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와인의 라벨은 몇 년 산인지 품종과 포도 농장이 표시되어 있는데요. 커피도 그렇습니다. 생두 자루에 농장 이름이 적혀 있지요. 비슷한 점이 많은 와인과 커피입니다. 브라질, 브룬디,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니카라과, 르완다 익숙한 나라들이 보이지요? COE 참여국들입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입니다. 저는 다 먹어봤는데요. 개인적으로 르완다 COE를 좋아했어요. 지금은 기억이 안 나지만 띠용. 이렇게 맛있는 커피가 와 진짜 황홀하다. 드립 커피로 먹었는데 게이샤 커피 들어 보셨나요? 신라 호텔 게이샤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호텔이 커피 맛집은 아니니까요. 커피는 커피전문점에 원두는 COE 믿고 주문하세요. 왜냐하면 일단 비쌉니다. 이유는 COE 경매가부터 비싸요. 비싼 커피를 굳이 구입해서 로스팅하고 판매한다는 것은 작은 매장에서는 굉장히 큰 지출이고 결단력이며 좋은 커피를 제공하고 먹고 싶다는 주인장의 뚝심이기도 합니다.


로스팅은 원두(익힌 콩)의 형태로 만들어 주는 것인데요. 커피 좀 한다고 하는 매장에서는 직접 로스팅을 많이 합니다. 드럼통 같이 생긴 로스팅 기기에 열을 넣어 뜨겁게 만든 후 생두를 투입하고 앉아서 시간을 보며 익는 정도를 체크합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첫 번째 팝콘 튀는 소리가 하나 둘씩 나기 시작합니다. 투입된 생두 만큼 소리가 나야 잘 익혀지는 거죠. 노란색에서 갈색까지 원두의 색이 바뀝니다. 두 번째 팝콘이 튀는 언저리에 배출하면 신맛이 풍부한 커피 쪽에 근접하지만, 단맛을 느끼기엔 부족합니다. 이때 단맛을 좀 더 보충할 것인지 초콜릿 맛(생두마다 차이) 때로 좋은 쓴맛으로 더 볶을 것인지 로스터가 결정합니다. 0.1초의 차이로도 원두는 더 익습니다. 로스터는 매장 커피의 맛을 결정하게 되는 거죠. 무제한 엉덩이 힘이 필요합니다.


글을 쓰면서 오랜만에 페이스북에 들어갔습니다. 커피업계를 지탱하시던 분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계시고 서로 맘 맞는 분들끼리 기부 행사도 하고 젊은 커피인들과 콜라보도 합니다. 페북을 타고 인스타 링크를 들어가 20명은 팔로워한 듯합니다. 기분이 너무 좋네요. 겨울이 되자. 한국 커피의 가장 큰 행사인 카페쇼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처음 갔던 카페쇼에서는 사람에 치인다는 게 이런 거구나 느껴질 정도로 정신이 없고 커피를 계속 먹다가 속 쓰림 방지를 위해 베이커리 홍보부스를 갈 정도였네요. 아무래도 카페쇼의 하이라이트는 바리스타 챔피언십 아니겠습니까. 소개하는 진행자의 마이크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 재빠르게 이동했습니다. 바리스타들이 본인이 내리는 커피에 대한 설명을 하며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서서 한참을 집중했더랬습니다. 어쩌면 바리스타 시험을 볼 때랑 비슷한 시연이었지만 준비해 온 원두와 애티튜드는 다르겠죠.

인스타그램: 커피템플


바리스타 챔피언십 국가대표가 하는 카페에 친구랑 갔어요. 미남 바리스타로 유명했던 기억이네요. 커피 하는 사람이구나 알아볼까 혼자 지레짐작하고. 일단 에스프레소 시키고 한번에 털어 넣습니다. 물 한 잔 마시고 사실 에스프레소는 쓰니까. 에스프레소는 원액인데요. 머신에 갈은 원두를 넣고 약 30초의 짧은 시간에 압력으로 뽑아요. 추출액이 30ml 정도라 굉장히 쓴맛이 강해요.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은 것, 라떼는 우유를 넣은 것이죠. 다음은 시그니처 메뉴를 먹어보았어요. 기본 베이스는 당연히 에스프레소고요. 메뉴의 첫 느낌은 예쁘다. 뭔가 특별한 느낌이다. 아마 바리스타 챔피언십 결승 때 제공한 창작메뉴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시그니처와 챔피언십의 메뉴를 눈을 감고 건네 받았다고 해 볼게요. 눈을 뜨면 바로 보이는 이 커피는 시각적으로 눈길을 사로잡아야 하고 그 뒤엔 커피와의 맛 조화입니다. 제주도에 가면 커피 템플의 텐저린 카푸치노를 먹어보고 싶어요. 부드럽게 우유 거품을 쳐서 쫀쫀하고 두터운 거품의 질감에 커피 한 모금과 귤을 앙 베어 물면 벌써 침이 고입니다. 행복한 상상이네요.     


불현듯 바리스타가 다시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회에 나갈 정도의 대포가 없고 매장의 지원이 부족했지만 제가 고심하며 정말 한 컵 한 컵을 늘 같은 맛을 유지하고 맛있는 커피를 내고 싶어서 고군분투했던 때가 기억납니다. 저는 이제 글로 커피를 내려드릴 예정이에요. 제가 매주 한 잔씩 내려드릴 커피향 가득한 글을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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