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역도..)
내가 어릴 적 할머니가 하신 말씀 중 오래되건만 여전히 생각나는 말이 있다. 바로 “양지가 음지 되고 음지가 양지된단다”라는 말이다. 어릴 적에는 할머니 말의 해석이 그 나이에 맞게 좁게 해석을 했다. 지금은 또한 내 나이에 걸맞게 폭넓은 해석을 한다. 햇빛과 달빛을 오랜 기간에 걸쳐 쪼였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특히 살아가는 행로가 힘들고 고통스러울수록 할머니의 그 말을 꼭 끌어 앉고 인내로 버티어 냈다.
오늘 문득 떠오른 연상은 단지 내 몸의 체온이 조금 덥고 추운 것을 느껴서이다. 해가 비치는 곳과 해가 안 비치는 곳의 차이가 이리 클 수가 있을까. 요즈음 내 사무실이 그런 차이를 바로 느끼는 곳이다. 특히 요즈음 점심 식사를 하고 돌아왔을 때 내 몸이 느끼는 반응이 너무 다르다.
점심을 먹으로 나갈 때 제법 두꺼운 상의를 하고 나간다. 아침 집에서 나오며 온도에 맞게 어느 정도 합당한 목적용 상의를 걸쳤다. 점심 후 사무실에 돌아오면 실내는 한여름 같이 더워진다. 반팔 셔츠를 입어야 할 정도이다. 내 사무실은 남쪽을 향해 있는 위치이다.
모든 사람들은 집을 구할 때 남향을 훨씬 더 선호한다. 햇빛 향배에 따라 집값 차이가 제법 난다. 많은 이점 때문이다. 야릇하게 여름에는 태양이 비추지 않고 겨울에는 태양이 따뜻하게 비춘다. 내 사무실은 겨울에 아무리 추워도 난방을 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추운 겨울에 들어야 하는 난방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
다른 환경에서 양지와 음지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자전거를 타면서 반응하는 선택이다. 자전거 길도 양지와 음지는 계절별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길이 달라진다. 한강이나 거의 모든 천변에는 양쪽에 자전거 길이 나 있다. 그 길을 가며 여름에는 그늘로, 겨울에는 햇빛이 비추는 길로 자전거가 달린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우려는 안 가본 사람들의 한가한 추측이다.
특히 추운 겨울 철에는 태양이 비추는 곳에는 라이더들로 넘치고 반대쪽은 한산한 편이다. 우리 몸이 체감하는 그 차이는 제법 크다. 여름에는 또한 모두가 그늘이 진 쪽으로 달리고 있다. 정오 무렵의 태양광에는 양 도로 모두 상관없는 자유 선택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자전거 라이더들이 양지와 음지를 구별하며 자전거를 탄다.
할머니 하신 말씀을 조금 장고해 보고 재해석해 보자. 인생을 살다 보면 어떤 때는 우호적 환경(양지)에 놓여 있고 또 도전적인 환경(음지)에 있을 수도 있다. 각각의 상황에서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우호적인 환경과 도전적인 환경에서의 마음가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여된 상황에 알맞은 태도를 갖는 것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1. 매사에 항상 감사함을 느끼자. 우리가 스스로 잘 나서 그 과실을 당연히 딴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좋은 가족, 이웃에게 도움을 받아서 이룩되었다고 항상 감사함을 깊이 느끼고 이를 타인에게도 넘겨주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하고, 함께 나누어야 한다.
2.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야 한다. 좋은 환경을 지속하기 위해 자아 발전에 힘쓰고, 새로운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좋은 상황에 있을 때, 그 행복감에 안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호적 환경은 오히려 발전을 멈추게 할 수 있다. 코리안 시리즈에서 월드 시리즈로 나아가듯 해야 한다.
3. 탐험과 지적 호기심을 지속하자. 양지에 있을 때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배워보려는 지적 호기심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험심을 가지고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1.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인내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는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을 수용해야 한다. 인내하며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다리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2. 힘든 환경에서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이를 성장하는 기회로 삼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기 발견의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힘든 환경은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진정한 자기 존재를 발견하는 기회가 된다. 스스로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도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하게 되며, 이는 결국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란 말도 있다.
3. 앞을 못 보는 소경이 예수에게 큰 소리로 구원을 요청했다. 조용히 하라는 주위의 말을 무시했다. 결국 그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가족과 친구, 혹은 전문가의 도움을 주저하지 않고 요청해야 한다. 우는 자에게 젓이 돌아온다.
결국 양지와 음지는 우리 인생의 자연스러운 일부이다. 양지와 음지는 단순한 환경적 요소가 아니라, 우리의 정서적, 정신적 성장을 위한 중요한 단계로 작용할 수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가치와 교훈을 이끌어 낼지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