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당선되어 막걸리 값을 받고

노란우산 공제 사진 공모전

by evan shim

사진 공모전에 수상되다


약 두달 전 무렵 우연히 노란우산공제에서 사진공모전을 한다는 사실을 공지했다. 과거에 사진은 나에게 많은 상장을 안겨주었고 거기에 편승하여 관련 촬영사업을 해 보기도 했었다. 사업을 벌린 결과는 신통치 않아 폐업에 이르렀다. 취미와 사업은 전혀 다른 세계였다. 그 이후로 사진과는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어서 사진과는 한창 멀어졌었다. 공모전에 사진을 출품해야 한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또한 내가 소지한 카메라는 대부분 과거에 쓰던 필름 카메라였다. 사진은 오직 필요할 때에 스마트폰으로 찍는 게 다였다. 스마트폰이 가진 화소수로는 어디에 출품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요즘 내가 사진을 찍는 상황은 취급하는 제품의 홍보나 브로셔에 넣을 정도의 이미지 컷이면 되는 것이다. 사진을 찍는데 또렷하게 잘 찍을 필요도 없고 해서 별도의 렌즈 교환이 되는 디지털 카메라는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렌즈 일체형 소형 카메라만 몇 개 있으나 거의 안 쓰게 되었다. 먼지속에 놓여 있는 상태이다.


노란우산 공제에 가입하여 월정 부금을 넣으니 계속 공모전에 대한 공지가 왔다. ‘삶의 현장’ 이라는 테마를 정해 놓고 사진을 공모했다. 그러다 우연히 블로그용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공모전에 적합하리라고 여겨지는 사진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공모사진은 스마트폰 촬영 사진도 된다는 것이었다. 공모전 마감 기간을 보니 아직 며칠이 남아 있어서 사진을 스마트폰에서 바로 송부한 것이다. 2장을 공모했다. 하나는 나의 논산 공장에서 항공기 엔진 분해작업을 하는 작업자 사진이었고 다른 하나는 우연히 건물을 지나가는데 고공에서 밧줄을 이용하여 창문을 청소하는 작업자의 사진이었다. 후자의 사진은 생계를 위한 노동자들의 아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논산 공장에서 항공기 엔진 분해작업중


사진 공모전 출품에 대한 수상 발표는 약 2개월 이상이 걸려서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11월 16일 오후쯤 노란우산공제에서 문자가 왔었다. 설마 하며 보았다. 문자열 두줄을 읽고 나니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축하한다는 내용이 있어서 이다. 제2회 노란우산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수상자 발표를 했다. 입선으로 선정이 되었다고 했다. 상패와 상금이 주어진다고 하였다.


내용을 접하고는 카톡방 두어 군데에 사진입상 소식을 올렸다. 축하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술한잔은 언제 할 것인지 문의가 왔다. 내가 카톡을 보내면서 “아마 년말이라고 막걸리 한잔 하라고 소정의 상금을 주는가 보네요”라고 알린 것에 대한 답글이었다.


과거에 이와 유사한 공모전에 대한 기억이 났다. 1990년초 우연히 무슨 국내잡지를 보는데 태국 관광청에서 사진 공모전을 한다는 것이었다. 입상자에게는 부상으로는 태국 관광을 시켜주는 것이었다. 거기에 나는 사진을 뽑아서 제출을 했다. 한참 후 태국에서 당선을 축하한다고 답장이 왔다. 그리고 언급한 대로 태국관광이 부상으로 주어지니 참가자를 선정해서 알려 달라는 것이다. 단 관광은 1인에 한해서 였다. 나는 직장 때문에 참여 할 수가 없어서 장인 어르신께 참여하시라고 했고 장인께서 혼자 태국 관광을 다녀 오셨다. 방콕 최고급 호텔을 제공했는데 당시는 해외여행이 대중화되기 전이라 좋은 기회로 여겼었다.


과거 한때 나는 사진에 대해 전문가 수준으로 투자를 했다. 사진부문에 시간과 비용을 상당히 들인 결과이다. 국내외 명소를 돌아다니며 촬영한 슬라이드 사진원고를 충무로 라이브러리에 공급하기도 했고 사진 전시회도 하기도 하였다. 항공촬영과 같은 특수장치를 이용한 촬영기법에 대한 특허 출원도 하였고 또 그것을 활용해서 사진 촬영사업도 한때 벌려 보았다. 나의 사진활동은 거기 까지가 다였다. 지금은 먼지를 받고 거실 진열장에 오랫동안 모아둔 카메라가 보일 따름이다. 한때 취미로 모은 골동품 카메라와 내가 한때 열심히 사용했던 추억의 카메라 들이다. 이 카메라들은 향후에 모두 처분하기로 했는데 춘천에 있는 ‘책과인쇄박물관’에 주기로 하였다. 카메라 외에도 축음기, 구식 전화기, 진공관 라디오 등을 한때 해외에서 구입한 것들도 전시품으로 내놓으려 한다.


왕년에 사용했던 카메라들


하루는 보라매공원을 지나가는데 어떤 젊은이가 롤라이플렉스 2안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것은 목에 걸고서 사진을 찍어야 안정적이다. 과거 한 시절을 풍미했던 렌즈가 두개인 이안렌즈 카메라이다. 렌즈도 유명한 메이커 것이고 독일제 명품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필름도 120 용 롤(roll)을 사용하는 중형 카메라이다. 내가 한참을 보고 있으려니 젊은 이가 아는 체를 한다. 참 좋은 카메라를 요즘도 사용하니 보기 좋다고 말을 건넸다. 나도 그 카메라를 오래 사용했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카메라 렌즈를 보며 “아, Planar 2.8 이네요” 하며 렌즈 밝기와, 사용 필름에 대해, 얼마나 사용을 했는지 이야기했다. 국내에서 찾기가 어려워 해외에서 직구를 한 것이고 필름은 완전히 흑백 위주로만 사용한다고 하니 그 청년이 더 멋져 보였다. 필름은 사용 추이로 보니 흑백, 칼라시대, 다시 흑백으로 돌고 도는 것인가 보다. 과거에도 사진의 고수들은 수묵화처럼 여전히 흑백필름의 맛을 고집하는 추세가 있었다. 세상은 변화를 따라가는 사람도 많으나, 역으로 변화를 꺼꾸로 돌아가는 젊은이도 있어서 재미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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