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엔도르핀 같아
인도네시아 파트너가 일을 주네
이틀 전 저녁에 인도네시아 파트너에게서 메일이 오고 잠시 후 위쳇을 통해 자세한 연락이 왔다. 내용은 역시 항공과 관련된 아이템에 대한 질의였다. 한국에서 제작하는 군용 낙하산 구매에 대한 질의였고 다른 하나도 또한 훈련용 항공기의 부품을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였다. 파트너 N은 나와 거의 10년 이상 거래를 한 파트너였다. 주로 내가 민수용 항공부품과 엔진을 그에게서 구입한 것이다. 그래서 자카르타를 수차례 방문한 것이다. 그는 독실한 모슬렘이다. 때로 그가 기도하는 것을 보았지만 중동에 있는 모슬렘 친구들과는 조금 달리 음식에 대해서 철저하게 가리지는 않았다. 할랄 음식을 고집하지 않아서 함께 현지 식당과 한국식당을 가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다.
여러 차례 방문하여 기억에 남는 소회가 있었다. 내가 취급하는 품목은 민수 항공용 내부 부품이 많았다. 이런 물품은 그냥 사진으로서 확인하기가 어려워서 나는 확신을 위해 해외를 항상 방문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었다. 덤으로 상대를 보고 믿음을 주고 나 또한 신뢰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즉 이런 이유로 방문은 비용 대비 실익이 충분히 있음을 알게 되어서 이다. 처음 자카르타를 방문할 때 공항 근처에 있는 하이야트 호텔에 숙박을 했는데 호텔비를 그가 지불해서 고맙게 생각했었다. 사실 식사비는 모르나 호텔비를 지불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였기에 기억이 나는 것이다. 무슨 계약을 위한 특별 방문이거나 업무를 위임한 경우가 아니면 호텔비는 응당 방문자의 몫이다.
이후에 다시 자카르타를 찾았을 때 그는 자기의 집에 가서 숙박을 하자고 하였다. 잘 알지도 못하는 해외 파트너의 집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조금 흔한 일은 아니어서 정중히 사양했는데 그는 자기 집이 적당하니 계속 가자고 했다. 마지못해 그의 집을 방문했다. 그가 거주하는 단지는 차량의 출입을 관리하는 정문 경비가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보기 어려운 상류 저택 단지 같은 분위기였다. 주로 2층으로 된 아담한 개인용 주택 구조였다. 다음날 아침 산보 삼아 그 주택 단지를 산보했는데 마치 서양의 고급 주택가 같은 분위기를 보였다. 내가 가본 베버리힐즈 유사한 단지였다. 고급 자동차도 많이 주차되어 있었고 소유주 개성에 따라 주택의 외관도 다양했다.
그리하여 그의 집에서 기거를 하고 그의 부인과 함께 외부에 있는 한국식당에 찾아 식사를 즐기기도 하였다. 현지에서 한국식당은 제법 고가의 식당이었다. 그리고 오전부터 공항에 있는 항공기를 보러 갔고 이 항공기는 분해작업 중이었다. 그중에서 내가 필요한 동체 부품을 한국으로 수입하는 목적이다. 그리고 오후에는 또 다른 지역에 있는 항공용 부품을 확인하는 작업을 위해 그의 차를 타고 거의 2시간을 달려 물품을 보기도 했다. 이렇게 수차례 상호 거래를 하니 이후에는 방문을 하지 않고도 상호 신뢰하는 관계가 형성되었다.
그와의 상호 비즈니스 관계는 이리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코로나 국면이 와서 내업무에서 상당히 어려운 정도의 경기 침체를 경험하게 되었다. 당연히 그와의 관계는 물론 다른 해외 파트너와의 거래도 거의 중단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최근부터 조금씩 국내외 파트너들과 거래 문의를 하기도 하지만 아직 활성화되기에는 부족했다. 그 사이에도 혹시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상호 위챗을 통해 바로 연락하면 바로 연결이 되어 쉽게 정보를 얻는 거래 수준은 유지하였다.
먼저 낙하산 문제부터 처리하기로 하였다. 일차적으로 낙하산에 대한 기본적 제품 정보를 나 스스로 확인해야 했다. 나는 이 작업을 하면서 항상 재미를 느낀다. 특히 안 해본 물품을 거래해야 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제품의 정보를 구하고 지식을 배워가야 하는데 이 과정을 사실 나는 즐기는 편이다. 과거에도 처음으로 해 보는 많은 배움이 있었으나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느꼈다.
사우디에서도 울란바토르에서도 과거에 해 보지 않았던 업무를 배워가면서 잘 처리하였다. 미지의 분야는 두렵기보다 오히려 나를 즐겁게 만들었다. 한 마디 한다면 내가 하는 모든 오퍼상 업무는 다 배워서 하는 것이다. 바늘에서 항공모함까지 다 다룰 수 있다고 본다. 모든 것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이루어지지만 그 외에도 항공 업무를 담당하는 지인에게 전화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얻는 작업 또한 필요했다.
그동안 서로 연결이 뜸했던 파트너들에게 전화를 하여 문의를 하기도 하였다. 이런 정보를 토대로 접촉할 국내 기업을 확인했다. 약 5군데가 기본적인 분류 대상에 올랐는데 민수용이나 레저용이 아닌 군수용 낙하산을 제조하는 업체이다. 그리고 이들 기업에 메일을 통해 거래 제안을 하게 되었다. 하루도 되기 전에 한 회사에서 회신이 왔고 현지에 확인을 하여 보내줄 답신을 현재 준비 중에 있다. 이번에 그가 나에게 위임한 업무에 대해 아직 진행 여부는 모호하다. 국내에서 군수용 항공기의 부품은 어떤 경우 정부의 전략물자 통제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것은 수입자가 충분한 수입 근거를 소명하고 근거 자료를 제출하면 다 가능하기도 하였다.
어찌 됐던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 엔도르핀 역할을 하나 보다. 여기서 돈이 벌리고 안 벌리고는 다음다음 문제처럼 여긴다. 그러다 보면 노력의 대가가 생길 수도 있지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일은 나를 들뜨게 만든다. 그래서 은퇴는 나에게 가장 마지막에 펼치는 페이지이다. bra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