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풀도 키우듯 우리도 키운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여름과 겨울에 따라 햇살을 받는 정도가 많이 변하는 것을 살다 보니 느낄 수 있었다. 땅도 햇빛을 받는 면과 빛을 받지 못하는 면은 생태계에서 엄청 큰 차이가 있다. 단지 기온의 차이뿐이 아니라 환경계가 다르다. 이 천혜의 혜택은 항상 고정된 것처럼 보이나 그렇지 않다. 천계의 변화, 그중에서도 계절에 따라 상당한 편차가 있어 음지와 양지가 조금씩 바뀌는 것이다.
지구 환경도 항상 음지와 양지가 고정되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실상 선벨트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어쩌면 조물주가 모두에게 베푸는 공평성을 느끼게 한다.
지구상 세계는 양지가 되어 햇빛을 받으면 그 지역은 크게 성장을 한다. 고대 중국지역이 융성하게 고급 문명을 뽐내다 유럽으로 그 햇살의 방향이 바뀌었다. 당시 세계 문명의 중심이 동양에 있을 때였다. 세기의 발명품이 모두 동양에서 발원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종이. 화약. 인쇄술. 나침반이 중국에서 나온 4대 발명품이다. 그러다가 근대 시절을 따라 유럽으로 발전축의 헤게모니가 넘어갔다. 유럽은 근대문명을 크게 일군 지역이 되었다. 방적기가 만들어지고 증기기관과 화학의 발전, 자동차와 철도의 등장 등으로 바야흐로 우리가 잘 아는 서양의 기술 문명이 진전하는 계기가 잇달았다. 그러다가 햇살은 대서양을 건너 신세계인 미국으로 이동했다.
햇살은 미 대륙을 집중적으로 밝히는 시절이 왔었다. 유럽에서 만들어진 기술이 꽃을 피운 곳은 오히려 광활한 미 대륙에서 이다. 특히 2차 대전을 겪으며 미국은 이후 어느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부동의 대국으로 위상을 갖게 되었다. 세계 기술문명의 중심축이었다. 20세기에 이르러 완연히 구대륙과 신대륙은 명암에서 차이가 확연 해졌다. 누가 봐도 문명의 이동을 확신할 정도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다시 태양이 태평양을 건너 동양으로 오고 있었다. 방향은 태양이 뜨는 방향에서 시작했다. 동에서 해가 떠서 서로 가면서 세상을 비추며 진행하는 방위는 항상 일정했다. 흐름의 방향에서 일관성을 보여준 것이다.
20세기 중 후반 무렵 천계의 햇살이 일본을 비추니 그들이 트랜지스터와 같은 전자 기술로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굴기하였다. 소니의 워크맨 카세트는 전혀 다른 세상을 여는 필수품이 되었다. 세상 최고의 전자제국이 되고 자동차 왕국이 되고 한때는 미국의 중심 상권을 다 가져 대적자가 없는 듯이 보이기도 했다. 무역흑자로 벌어들인 일본의 위세는 미국 굴지의 기업들을 대거 사들였다. 전 세계 우수기업 2300 개를 매입할 정도였다. 버블경제가 꺼지기 전에 한때 GDP 가 미국을 능가하였었지만 거기가 끝이었다. 그리고 침체기의 시작이다.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는 ‘잃어버린 20년, 30년’의 시기가 도래하였다. 현상유지는 고사하고 경기 침체의 연속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계속 햇살은 지나가는 것이다. 이내 햇빛이 비추는 방향은 동아시아와 중국으로 돌고 돌았다. 중국은 아편전쟁으로 쇄락한 거의 200년 만에 다시 굴기를 맛보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과 세계를 양분할 듯이 우뚝 서게 되었다. 한때 싸구려 제품의 대명사가 중국 제품였는데 이제 그 기술이 비교 우위를 보여주는 수준에 도달했다. 한국사람들은 한때 중국인들을 못 산다고 하시 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제 오히려 반대가 될 정도로 크게 변했다. 세계의 공장이라 하더니 어느새 그들 스스로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변모한 듯하다. 그리 단기간에 급성장을 한 나라가 있을까 할 정도로 급성장을 하였다. 다른 나라가 경제성장률 2-3% 하면 중국은 8-9% 를 성장하기도 했다.
고속철이 중국을 휘감더니 가장 단기간에 최대 고속철도 보유 국가가 되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권에도 지속적으로 경제 협력을 일으키고 일대일로라는 네트워크를 창안했다. 미국 대학생들이 한때 러시아어를 가장 많이 배우더니 이제는 모두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아메리칸드림(dream)이라더니 이젠 중국몽(夢)이란다. 항공우주 분야의 우뚝 선 기술력으로 우주정거장을 만들고 달나라의 응달쪽에 착륙을 하기도 하였다. 머지않아 경제력으로 미국을 능가하는 단계가 곧 도래한다고 예측 시기를 말하기도 한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하지만 비추는 햇살을 이기지는 못할 듯하다.
동남아시아도 서서히 양지가 되는 듯이 보인다. 한국을 비롯하여 홍콩, 대만, 싱가포르가 첫 번째 솟구치던 지역 4용(龍)으로 인정되었다. 특히 한국은 21세기의 도래와 함께 꾸준한 성장을 일으켜 개도국에서 선진국 진입이라는 우쭐한 시선을 받기도 하였다. 이내 인구수가 6억을 상회하는 아세안 국가들인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서서히 동면에서 깨어나듯이 용을 쓰는 것이 보인다. 관광을 제외하면 산업기반에서 오래 소외되었던 지역들이다. 일부 지역은 벌써 크게 융성하기 시작했다. 햇살이 또 방향을 틀었다.
또한 인도양 지역도 양지로 변하기 시작하는 듯하다. 오랫동안 태평양으로 부르는 지역의 호칭도 어느 순간에 인도 태평양 지역으로 부르게 되었다. 거대 제국 인도가 다음의 성장하는 지역이 될 성싶다. 발전 속도가 벌써 탄력을 받는다. 중국이 코로나 침체를 겪는 사이 인도는 크게 발전을 한다. 근래 인도의 국가 경제 성장률도 6-7% 라는 경이적인 추세로 올라가고 있다. 모디의 리더십을 인도인들은 물론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약 20-30년이 경과하면 인도가 미국을 상회하는 경제 대국이 된다고 성급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머지않아 인구수에서도 중국을 능가하고 세계 단일 경제권으로 최대의 시장이 만들어진다고 예상을 한다.
미국에 실리콘 벨리에 많은 IT 업계의 CEO들이 인도인들이다. 그들은 구구단이 아니라 19*19단의 암기를 모두 한다. 또한 가장 성공한 민주주의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식민통치 100년의 기간이 헛되지 않았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1950년 새로운 인도 공화국으로 국가 탄생이 늦었지만 풍부한 정신문화의 융성을 통해 그들은 더욱 강성한 국가를 만들 수 있었다. 거의 30년 전에 뭄바이를 가서 보면 어린아이들이 떼로 구걸하는 것을 본 나로서는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이다. 이는 한국전에 참여했던 어느 미국인이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한국이 과거의 한국과 정말 같은 나라냐고 반문한 것이 생각난다.
세상은 돌고 돌아서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다. 그 안에 포함된 사람들도 같은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햇살은 풀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키우는 비타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