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중식은 라면이 제맛
일요일 라면데이, 갑자기 라면 생각이 나네
일요일이다. 오전에 성당서 미사 보고 점심식사는 거기서 제공하는 식사를 주로 한다. 금번 일요일은 성당 식사가 제공되지 않고 집사람도 외부에서 할 일이 있어 나 혼자 집에 돌아왔다. 성당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려 했는데 다들 약속이 있단다. 이제 점심을 해결해야 했다.
이럴 때는 나는 항상 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그래 봐야 한 달에 2-3번 먹는 정도겠다. 식사 준비하는 시간은 불과 몇 분이면 족하다. 냄비에 물 붓고 오븐에 올려놓으면 되니 아주 간단하다. 그런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집에서 라면을 만들 때 집사람이 절대 준비하지 않는다. 내 스타일대로 해 먹는 것은 스스로 해결하라는 이야기이다. 집사람 라면은 그녀가 따로 끓인다.
왜 그러냐 하면 내가 조금 다르게 라면을 조리하기 때문이다.
라면을 그대로 단순히 끓여 먹으면 좀 재미가 없다. 그래서 가능한 한 부수적인 재료를 추가해야 되었다. 먼저 반 숟가락의 된장을 넣고 끓인다. 일본의 미소라면을 보고 나름대로 변형시킨 조리법이다. 그리고 야채와 양파가 함께 넣으면 좋다. 때로는 마늘도 넣고 당근도 가늘게 썰어 데코레이션으로 치장한다. 냉장고를 뒤져서 옥수수도 있으면 함께 넣는다. 김치는 넣으면 짜질 수 있어서 절대 넣지 않는다. 대신 반찬으로만 김치를 먹는다. 그리 만들어진 상태에서 밥을 조금 곁들여 먹으면 제법 든든한 식사가 된다. 반찬으로는 주로 조금 묽은 간장에 담근 양파를 함께 먹는다.
이런 라면 요리는 기실 일본의 어느 라멘 전문 식당에서 먹으면서 배운 것이다. 체험하면서 눈 교육으로 익힌 것이다. 나리타공항 인접한 나리타 시내에 가면 라멘 전문식당이 있다. 나리타 신쇼지 사원에 이르는 시냇길 초입에 위치했었다. 그 식당에는 사람들이 라멘을 먹기 위해 한참 줄을 서서 먹을 정도이다. 외국인들도 굉장히 많이 온다. 특히 외국에서 와서 나리다 공항 근처 호텔에 체재하는 전 세계 승무원들이 주 고객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벽면에 붙여놓은 명함도 아주 덕지덕지 많이 보인다.
그 식당은 실상 작은 식당이다. 불과 30명이 채 안 되게 따닥따닥 붙은 작은 테이블이 전부이다. 때로는 타인과 합석도 해야 하는 식당이다. 그 집의 라면 종류는 무척 많다. 거의 30여 개 이상의 다양한 라멘 메뉴가 있다. 라멘에 덴쁘라를 넣거나 새우, 홍합, 생선을 넣으면 모두 새로운 메뉴가 되는 것이다. 거기서 내가 주로 시켜 먹었던 메뉴가 미소라멘, 야채 라멘, 콘 라멘 등이다. 그중 미소라멘이 아주 맛있었다. 구수한 미소국 맛이 나는 라멘은 항상 침이 돌 정도였다. 특히 미소를 넣으면 좀 느끼한 동물성 지방 맛이 저감 되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 사태 이전에 나리다 시내로 한번 그 식당을 찾아갔다. 집사람과 함께 도쿄를 방문했을 때이다. 도착 전에 과거 그곳의 라멘 식당 이야기를 하면서 갔는데 어랍쇼 그 식당이 없어져서 보이지가 않았다. 아주 섭섭했다.
일본의 라멘집은 우리와 조리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그중 가장 큰 차이라면 국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우리는 그냥 물에 수프를 넣고 그것이 기본 국물이 되는데 반해, 일본 라멘집에서는 맹물 대신 우려낸 사골육수를 써서 라멘을 조리하는 방식이다. 거기에 돼지고기 목살 덩어리를 하나 크게 올려놓는다. 당연히 커다란 맛의 차이가 있고 그래서 그들은 제법 값도 비싸게 부르는 정식요리로 간주된다. 일본의 식당 골목 어디를 가보아도 아마도 가장 많은 식당은 라멘집일 것이다.
단 일본제 인스턴트 라멘은 우리와 같이 그냥 면과 수프를 끓여 만든다.
나리타 지역에 있는 다른 일본요리 이야기로 가본다.
조금 그 일대를 지나가면 의외로 많은 식당가가 연결된다. 일본 요리 중 대외적으로도 잘 알려진 요리가 많다. 내가 그다지 일본 요리를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제법 즐겨 찾는 요리가 있다. 그중에는 초밥도 있고 가락국수도 있고 장어구이와 라면 등이다. 나리타 시내를 조금 벗어나서 신쇼지 사원에 가는 길목은 장어요리의 본고장이다. 수십 군데의 장어 요릿집이 있다. 주로 구운 상태의 장어를 올린 정식으로 제공한다. 그런데 하나같이 입구 쪽에서 직접 장어를 잡아서 껍질을 벗기고 손질하는 것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직접 보도록 시연을 하고 있다. 재미있는 이 구경만 해도 몇 시간은 그냥 쉽게 지나간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입맛이 당겨 식사를 한적도 있었다.
이곳저곳 세상을 돌아다니다 만나는 현지 음식은 관광 구경거리 못지않게 우리에게 즐거움을 안겨준다. 다시 코로나가 완전히 해결되어 그런 즐거움을 찾는 시기가 앞당겨 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