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해가 바뀌는 이맘때가 오면 여러 가지 생각이 많다. 한해를 잘 보냈는지 그리고 새해에는 어찌해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연상이다. 아무래도 나는 아직도 사업을 하는 현역이라 내년에도 사업을 어떻게 계속 유지 발전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등이다. 당연히 내년 사업계획도 구상을 하고 또 개인적으로도 내년에 해야 할 일 등을 계속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며칠 전에 아는 분들과 함께 하는 지식공유 토론이 있었다. 나는 거기에서 인도에 대한 역사와 현황에 대해 발표를 했었다. 그중에서 특히 모디 인도 총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나서 그가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튼튼하게 단련시키는 것에 대해 배워야 할 롤모델처럼 여기게 되었다. 그는 72세라는 노령임에도 여전히 스스로의 건강과 지식 습득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었다. 유흥이나 쾌락도 멀리하고 절재를 하는 인생은 마치 수도자와 같은 생활 패턴을 유지하고 있었다. 옛날의 그 나이면 모든 현업에서 물러나 뒷마당으로 물러나는 것이 당연시하였으나 이제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이런저런 생각에 몰두하다가 새해에 해야 할 여러 생각이 떠 올랐다. 그중 몇 가지는 이런 것 들이다. 거의 일 년 반 동안에 북방 유목민들의 생활과 문화에 대한 독서를 하였다. 지금도 그것과 연관된 독서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점점 독서 영역이 확대되어 가고 있었다. 지역도 유라시아로 확대되고 그들이 즐겨 사용했던 말과 활에 대하서도 시야를 넓혀 갔다. 그러던 중 과거 호주의 친구에게도 들었던 몽골 방문 이야기가 떠 올랐다.
그는 호주에서 제법 큰 화학공장을 하고 있었다. 환경보호에 엄격한 호주 정부 방침에서도 그의 사업은 잘 유지되고 있었다. 그는 매년 몽골을 간다고 했는데 말을 이용한 트레킹을 하고 있다며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매우 넓은 흡스굴 호수 주위를 말을 타고 거의 일주일 정도 트레킹을 한다는 것이다. 밤마다 별이 쏟아지는 초원에서 별을 보고 거기서 노숙을 하며 식사는 특정 지역을 지날 때 푸드카를 준비하여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라 했다. 그는 몽골로 가기 전에 서울에 와서 하루 저녁을 쉬고 몽골로 갔었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그와 함께 와인을 한잔하며 호스 트레킹 이야기를 들을 때도 별 감흥이 없었다. 그는 해마다 트레킹을 즐기는 준 전문가가 되어서 아주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야기를 처음 듣는 나는 그냥 그런가 하며 단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다였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그의 이야기가 떠 올랐다. 나도 나이가 한참 때는 지났지만 아직은 하루에 자전거로 100 Km 이상 탈 정도는 된다. 하나 푸르름은 항상 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시기에 하지 못하면 영영 기회는 오지 않을 성싶었다. 그래서 내년에 해 봐야 할 계획 중 우선순위로 이것을 정했다. 초원을 한번 보고 싶었다. 책에서 맡지 못한 초원의 냄새를 맡고 싶었다.
다른 하나 해야 할 일은 영어를 좀 더 공부하고 싶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좀 더 원활한 소통의 필요성이 자주 대두되었다. 여전히 해외 파트너와 메일로 소통은 하는데 아무런 문제는 없었다. 가끔 전화로 소통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부족한 점은 분명 있었다. 그들이 영어로 말하는 내용을 다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영어는 지역에 따라 각기 말하는 행태가 달랐다. 미국인과 영국인이 달리 말하고 특히 억양도 많이 다르다. 또한 중동과 아세안이 말하는 것도 많이 다르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딸에게 추천받은 대로 원어민과 영어로 전화로 대화하는 학습을 해 보기로 하였다.
성질이 제법 급한 나는 생각이 바로 행동 단계가 되었다. 인터넷에서 그런 업을 하는 회사를 딸에게서 훈수받고 무료로 행해주는 레벨 테스트를 하였고 아예 수강 신청을 하였다. 우선 3개월짜리 강의료를 결재한 것이다. 오랜만에 영어로 20분 동안 대화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또한 흥미가 발동되었다. 나는 굳어진 습성이 있는데, 첫째 무엇을 하면 진입하는데 액션이 아주 빠르고, 또한 제법 오래 그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스스로가 정한 도제 기간의 황금률은 3년이다. 무엇을 하던 최소 3년은 해야 된다는 것이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주장하는 최소 기간이다. 그리고 3년이 되었을 때 그것을 계속하던지 중단하는지를 그때 결정하라는 것이다.
사실 제일 중요한 요소는 지속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1년을 하기도 어렵다 한다. 그런데 나는 먼저 큰 소리로 항상 3년 룰을 주창했기 때문에 3년이 오기 전에 무엇을 중단하는 것은 나의 소신에 반하는 것이다. 오해를 마시기 바란다. 내가 하는 대부분이 일이 그렇다는 것이지 항상 그렇지는 않았다. 피치 못해 3년이 오기 전에 중간에 포기한 사례도 몇 번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Generally speaking, my habits’이라는 말이다.
새해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현실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존재는 참여이다. 무엇이던 작은 거라도 다 유의미하다. 없으면 존재 상실이 되니 하다 못해 체중조절이나 금연이라도 해 봐야 될 것이다. 조금 다른 주제로 돌아가는 것 같다. 세상은 발전되어 모든 정보나 지식, 기술이 넘쳐나는데 좀 이상하다. 한국은 근래 3년 GDP 상승이 지속되었다 하고 금년 억대 연봉자는 100만 명이 넘었다는 기사가 보인다. 그런데 세상살이가 더욱 각박 해져 간다고 말들 한다. 오히려 흘러가는 세상은 더욱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시기처럼 보인다.
우리가 처한 안과 밖의 환경도 미래도 다들 안갯속에 있다. 처한 현실에서 돌아가는 세상의 톱니바퀴는 삑삑거리며 간신히 돌아가는 것 같다. 조금의 불합리가 거기에 가중되면 톱니는 커다란 마찰 속에 놓이고 잘못되면 그나마 돌던 작동이 중단된다. 잘 나오던 물이 중단되었을 때를 연상하면 바로 이해가 되리라. 그러면 바로 불편의 시작이 된다. 선각자들은 주어진 세상을 받아들이는 것도 세상살이의 지혜라고도 하였다. 오는 한 해를 영접하고 거기에 나 자신을 올려놓아야 비로소 천체의 운행에 동조된다. 역으로 가면 힘은 배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