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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shim Oct 21. 2023

제2의 칭기즈칸, 아미르 티무르(1)

(다시 살아난 영웅)

 

몽골제국의 계승국가


그도 오랫동안 잊힌 사람이었다. 칭기즈칸처럼. 그가 다시 부활한 것도 같은 시기였다. 구소련이 붕괴하고 나서 칭기즈칸이 다시 태어났듯이 아미르 티무르는 그리 다시 소생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둘 다 소련에 의해 복속한 나라에 민족주의를 허용하지 않은 국제전략의 희생물이 되었다. 일제강점기에 한국에서 이순신이나 김구를 언급 못하게 한 것이나 진배없다.


그는 몽골계 칭기즈칸 후손이다. 직계가 아니어서 그는 대칸이 되지 못했다.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몽골계지만 그곳에서 오랫동안 현지화 되어 있었다. 그 또한 다양한 고난의 길을 스스로 개척한 의지의 사나이였다. 세력을 얻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평생 절름발이로 살아야 했다.  그러나 그의 신체조건은 그가 목표를 삼는 최고 지도자가 될 때까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Tamerlane, 티무르를 서양에서 이리 부른다. 절름발이라고 비하하는 표현이다. 젊어서 용감하게 전투하다 다리에 화살을 맞고 절름발이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67세로 죽을 때까지 절름발이지만 말을 타고 대외 원정을 다닌 의지의 정복자이다. 그는 단 한 번도 전쟁에서 패한 일이 없는 역사상 유일한 최고수 전쟁 지휘자로 살았다.


중앙아시아에는 그들을 둘러싼 선지자적 예언이 있었다. 세상의 지배자는 중앙아시아를 먼저 지배하는 자가 된다는 말이다. 지리적으로 세상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시대가 많이 흘러갔지만 티무르 이후에 세상의 배꼽지역을 완벽히 지배한 정복자는 나오지 않았다. 여러 나라의 다양한 시도는 있었다. 명나라도, 러시아도, 영국도, 미국도 그러나 티무르급에 달하는 지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14세기 결국 사마르칸트의 지배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야망은 축복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제국 경영을 위한 그만의 통치철학을 만들었다. 칭기즈칸의 자사크와 같은 법령집이다. 국가 운영에서 그는 상당히 철저했다. 부패와 반역을 가장 큰 죄악으로 여겼다. 그의 친인척에게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여 처단하기도 했다. 심지어 그 자신이 해야 할 도리와 책임까지도 법으로 정해 두었다. 예를 들어, 지도자는 청렴해야 하고 엄격한 명령은 그 자신도 적용된다고 했다. 그는 또 업무에 동지들을 채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계명을 세웠다. 그 자신을 위한 계명인데 스스로 솔선을 보이는 것이다.








그의 오스만과 접전한 세기적 전투 광경을 상상해 본다

중앙아시아에 돌연히 나타나서 그곳 최강자가 된 아미르 티무르가 오스만의 술탄 보야지드와 앙카라 평원에서 유라시아 판세를 가름할 대회전 한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술탄 보야지드는 이전에 유럽 십자군 10만을 손쉽게 패퇴시킨 전적을 갖고 있었다. 술탄이 이기면 유럽을 침공하는 것이 뻔한 것이다. 그가 침공 예고를 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술탄이 거의 승리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유럽은 티무르가 비록 무슬림 신자인 것을 알지만 그가 승리하기를 바랐다. 두 세력은 드디어 전투를 시작했다. 모두의 생각과 달리 며칠간에 걸친 대혈전은 의외로 술탄 보야지드가 점차 열세가 되어가더니 마지막에는 술탄이 포로로 잡히기까지 되었다.


체스판의 킹이 잡히면 게임은 만사 종결된다. 티무르의 완벽한 승리로 결판되었다. 그의 승리에 유럽은 이후의 전개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티무르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승리를 만끽하고 그의 제국으로 돌아갔다. 쿨했다. 유럽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되었다. 그가 원한 것은 통상 축인 실크로드를 다시 원활히 작동되기를 바란 것이고 다시 작동은 정상적으로 시작되었다.


유목민들을 통상 없이는 생존이 어려워진다. 칭기즈칸도 티무르도 유목 환경에서 태어나서 외부 세계와의 통상창구인 실크로드를 잘 유지하려 했다. 그런 목적하에 동서 교역 통상로를 지키기 위한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사마르칸트는 실크로드의 중심지역 역할을 했다. 이곳을 통해 동서양 카라반들이 실크로드를 통행했다. 몽골의 통상사절을 죽여 몽골군의 혹독한 침공으로 호레즘은 초토화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14세기 그가 정복한 세계는 페르시아. 중동. 인도. 오스만제국. 러시아 등이다. 혹자는 칭기즈칸 보다 더 넓은 제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인도는 알렉산더도 칭기즈칸도 정복하지 못했던 지역이었다. 티무르 후손에 의해 무굴제국은 영국에 패권을 양보할 때까지 330년 인도를 장기간 지배했었다.


티무르는 그가 가진 능력과 이전에 위대한 모델들인 알렉산더와 칭기즈칸의 전술, 통치방식을 그의 이상과 통합하여 위대한 제국을 만들었다. 몽골 유목문명의 전통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이슬람과의 문화통합을 이룩하여 창조한 새로운 제국이다.


그의 지적 능력 또한 뛰어났다. 언어도 수개국어를 구사하고 전쟁 중에도 언제나 책을 가까이하며 자서전을 쓸 정도로 지식수준도 우수했다. 아마도 체스 광인 그는 체스를 두면서도 전쟁 시뮬레이션을 익혔을 것이라 생각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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