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

삶이 보내는 신호들

by 반보반보

살다 보면 참 신기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막막한 길을 헤매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누군가가 나타나 나침반 같은 한마디를 건네줍니다.

또는 필요에 있어서 도와주었을 뿐인데 꽉 막혀있던 길을 아무렇지 않게 열어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말 한마디에 내가 걷는 길이 조금 더 뚜렷해지고,

어쩌면 그 길이 완전히 바뀌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을 '귀인'이라 부릅니다.

돌아보면, 제 삶에도 그런 귀인들이 참 많았습니다.
첫 직장에서 아무것도 모르던 저를 다독여 주었던 선배,
사업에 도전하려는 저에게 아낌없이 조언을 건네준 친구,
때로는 나보다 나를 더 믿어주었던 가족들까지.

그리고 우연히 스치듯 만난 인연으로 마음의 말뭉치를 글로 뽑을 수 있게 한 줄의 실매듭을 잡아당겨준 그녀.


그리고 시간이 지나 정말 오랜만에 만나지만 어제도 만난 것 같은 나의 오랜 인간관계의 사람들...

그분들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살면서 또 터득한 게 있습니다.
귀인은 꼭 누군가의 특별한 도움의 존재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때로는 내가 지나가는 길가의 풍경에서,

우연히 마주친 문구에서,
심지어 실수나 실패에서도 귀인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마음을 열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면,
사람뿐 아니라 모든 것이 내게 '귀인'이 될 수 있더라고요.

어쩌면 귀인이란, 나를 깨우는 작은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 그 신호는 더 분명히 들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신호를 들을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덜 아파할 수 있지 않을까요?


혹시 요즘 막막한 길을 걷고 계시다면,
그렇다면 귀인이 곧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당신 곁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때 그 신호를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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