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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름이엄마 Nov 30. 2023

첫 유치탈락 반려동물등록증이 나왔어요!

반려견&개린이로써의 첫 걸음

강아지를 처음 키울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아쉽게도 비용일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지나치게 '돈돈' 거린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살면서 돈은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녔고 어디에서나 빼놓을 수 없다. 요즘엔 반려동물을 키울 때에도 "재력이 없으면 키우지 말라"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제력은 반려동물을 키울 때 필수라고 볼 수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일단 동물은 사람과 달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 비용이 비싼 편인다(사람에 비하면) 간단하게 내 경험에 빗대어 이야기하자면, 내가 감기에 걸려 내과에서 진료를 보고 약을 타오면 진료비+약제 포함해서 약 12,000~15,000 정도 든다. 물론 3일 뒤에 또 방문하기도 하지만 워낙 건강체질인 나는 한번 병원을 다녀오고 나면 약이 잘 들어서 3일 약 먹으면 그 뒤는 면역력으로 이겨내곤 한다. 얼마 전 보름이가 감기 증상이 있어 동물병원에 다녀왔는데 약 110,000원이 나왔다. 아픈 아이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아깝지 않지만 출혈이 적다곤 말할 수 없다. 


그래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강아지 키우면 돈 많이 드나요가 아니다. 강아지의 귀엽고 예쁜 모습만 보고 키우기 보단 현실적인 부분도 봐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오늘은 강아지를 키우면서 느끼는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 참이다. 


쪼꼬만 보름이 유치


첫 유치 탈락

보름이와의 일상이 적응되고, 보름이도 우리 집에 적응될 타이밍에 정기 검진 차 찾은 동물병원에서 "보름이 유치가 벌써 빠졌네요. 몇개가 없어요. 이후 집에서 빠지시더라도 놀라지 마시고요. 피가 나도 걱정하지 마세요. 터그놀이 하면서 유치 빠질 수 있게 도와주시고, 양치질 교육도 틈틈히 해주세요." 라는 말을 들었다. 우리애 유치가 빠졌다고? 벌써? 근데 왜 한번도 못봤지? 선생님은 아이들이 유치가 빠진 후 먹는 경우도 많다 하였다. 자신의 유치이니 먹어도 상관은 없다고 벌써 유치갈이를 하는구나 사람보다 훨씬 빠르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후 여느 날도 보름이와 놀아주고 있던 순간 보름이가 켁켁 퉤 하는 제스처를 취하더니 무언가를 툭 뱉어 냈다. 내가 발견한 보름이의 첫 유치이다. 쉽지 않게 발견한다던데! 마치 드래곤볼의 구슬을 얻은 마냥 기쁜 마음에 사진을 찍고 자랑을 했다. (이후 보름이 유치는 무려 15개나 모으게 되어.. 더 이상 신기하지 않게 되었다) 작은 소형견인 보름이는 유치마저도 얼마나 작던지 손톱 보다도 훨씬 작은 앞니가 톡 빠진 덕에 보름이는 앞니 없이 며칠을 살게 되었다. (그 마저도 귀여워)


엄마 내 민증이야? 궁금해 하는 보름이(귀여워)


반려동물등록

관련 기관과 지자체에서 홍보를 하고 있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강아지를 등록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3개월 월령 이상의 강아지라면 입양 한달 내에는 반려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이 100만원이다. 물론 누구에게나 벌금을 물릴 순 없겠지만 양심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보름이가 우리 집에 적응이 되고 나서 동물병원에 자연스럽게 반려동물등록을 문의했는데, 우리가 다니는 곳에서는 하지 않고 있다 라고 안내해 주었다. 다른 병원을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어플로도 등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행하게 되었다. (어플 홍보는 아니나 반려동물 등록은 적극 홍보하고 싶다.)


보름이는 반려동물등록 시 몸무게가 2키로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장칩은 어려울 것 같다는 수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우선 외장칩으로 진행을 하고, 이후 중성화 수술 시 내장칩을 고려하기로 했다. 어플로 보름이의 정보를 등록하고 지자체에서 처리되는 기간이 지나 동물등록에 대한 등록증과 축하장? 그리고 외장칩이 도착했다. 


정식 명칭은 반려동물등록증이지만 나는 "우리 보름이도 민증이 생겼어!" 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디에서 인정받고, 등록된 아이라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기쁜 나머지 보름이와 함께 등록증을 같이 찍는데 뭉클한 마음까지 들었다. 


반려동물 인증을 축하하는 축하장(?) 자신의 얼굴을 유심히 보는 보름이(왼쪽)


보름이가 우리집에 오고 몇 달이 지나고 적응이 슬슬 되니, 보름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엄마는 어디에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하게 아는 것은 없지만 아마도 보름이는 구조견이니 강아지 공장이나 폐업한 펫샵 등에서 오지 않았을까 싶다. 품종견인데 새끼 강아지였으며, 그 어리고 약한 개체가 파보와 같은 큰 질병에 노출될 일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집에 왔을 당시에도 수의사 분이 아이가 너무 말랐고, 자신의 개월 수에 비해 많이 못컸다고도 말해주셨다. 그 만큼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환경에서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었을 당시 하나의 기사를 찾아냈었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670887


기사 내에는 보름이가 우리집에 처음 왔을 때 당시처럼 보이는 새끼 비숑 강아지 모습도 있었다. (볼때 마다 가슴이 찡하다)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보름이가 오게 된 연유에 대해 들을 때 마다 "좋은 일 했다.", "아픈 애를 데려올 생각을 했어", "진짜 착하다" 라는 말들을 하곤 한다. 모두 웃으며 넘기지만 나는 좋은 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름이가 우리 눈에 띄었고 나는 강아지를 데려오고 싶었고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우리 부부는 보름이 덕분에 더 행복하고 위로가 되고 나도 몰랐던 나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새로운 경험이 되고 있기도 하다.


누구는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라 우리가 보름이를 키운다고도 말한다. 나는 책임감이 있는 편이긴 하지만 내세울 정도는 되지 않는다. 오히려 보름이를 키우고 나서 책임감이 생긴 것에 가깝다. 나만 바라보는 이 아이를 오로지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이다. 


더워서 베란다에 있는 보름이. 엄마 예쁘게 바라봐야지!! 


강아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유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등.. 의심의 여지 없이 동의하는 부분이지만, 나는 이 부분을 더욱 강조하고 싶다. 반려동물과 평생 함께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행복하게 해주겠다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 

나는 오로지 그 생각으로 보름이와 함께하고 있다. 


※위 부분은 사람마다 의견이 상이할 수 있어, 제 개인적인 의견임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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