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안정적이고 든든할 수가
항상 닿을 수 없는 저 태양만 올려보는. 늘 만질 수 없을 해를 갈망하는. 절대 내 가지지 못할 해요.
날 보는 눈길 한 점조차 바싹한 이에게 상처받고. 그 따가운 해 내려가시면 저 멀리서 달무리가 송글
거리곤 뭉치지. 오늘도 어김없이 옅은 미소 지으며 찾아왔구나.
늘상 내 상처를 씻을 때, 난 달빛 내리는 호숫가에 앉아 그 아픔을 닦아내곤 했어. 낮에 그 해 쫒는다고
뛰어다는 다리도 쭉 펴보고, 그 햇빛 아래 타서 그을러 진 내 피부에 창시름 찬 달빛 호숫물 부어 식히지.
어찌 또 항상 곁에 있어주는구나 넌. 이리 미련한 내가 한심하진 않니? 혹시 동정하진 않니. 깊은 이 호수
속내 알 수 없듯 네 속도 모르겠다. 마음 다쳐 온 날엔 연꽃을 건네주고, 겉모습 까진 날엔 약초 쥐어주는.
돌아가는 밤길 겁낼까 제 빛을 비추어 앞길 훤히 밝혀주고 말이야.
내 우는 속 털어 소리치도, 언제나 내 곁에서 내 편인 널. 난 왜 낮만 그리 쫓아 뛰 다녔던 걸까. 정작 언제나
내 곁에서 내 말에 귀 기울여주고, 날 바라봐준 건 넌데. 불현듯 떠오르는 넌. 정말 언제나 내 곁에 있었네.
아, 너란 존재는 생각보다 내게 크게 작용하는 것 같구나. 내 속을 거짓 없이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몰라.
작은 심지처럼 소리 소문 없이 홀로 타 들어가던 내가. 이 달무리 속에선 마치 별처럼 빛나는 존재로
보였어. 보잘것없던 불씨가 별이 되어 네 속에서 빛나. 은하수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어. 네 곁에 있으면
난 가장 아름답고 눈부신 모습이 되어있어. 이젠 더 이상 해를 쫒으러 뛰어다니지 않아.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았으니까. 구름에 가려 네 모습이 보이지 않는 밤에도 언제나 내 곁에 있단 걸 알아.
이제 더 이상 낮에도 밤에도 외롭지 않게 되었어. 늘상 고마웠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
수필 - 2025.04.29
옮김 - 202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