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뒤안길 - 추억 소환 37
뽀얀 안개비로 둘러싸인
우윳빛 길을 달린다.
부드러운 손길 같은
window brush가 지나갈 때마다
와르르
쏟아지는 안개의 웃음
두둑두둑
겨울비는
신선한 클래식의 선율을 타고
기쁨의 향연에 리듬을 탄다.
햇살 없어도
두팔 벌려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의연한 나목
그 갸날픈 가지 끝에서
은밀하게 속삭이는
유리처럼 맑은 눈빛이 있기에
이 겨울 난 춥지 않으리
톨게이트 가로수 옆
가로등은
밤새 가슴이 다 타도
꺼질 줄 모르고
붉은 입김으로 호흡을 가다듬는다.
산허리 안고 흐르는 안개 속에서
하늘에 발 디고 거꾸로 선
겨울의 그림자들
살아있는 물빛 여명에 가슴 저리는
그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려니
내 어서 자연으로 돌아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에게
오늘의 이 환희 나눠주고 싶네
겨울 안개의 강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새 아침 해맑은 눈으로
물안개 저편 무지개로 뜨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