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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하늘

세월의 뒤안길 - 추억 소환 46

by 조영미

청명하여 까마득하게
멀기만 하던 하늘

대지는 긴 호흡을 가다듬어
물안개에 피어올라
벚꽃처럼 화사한 구름으로
개나리처럼 노란 구름으로
목련처럼 우아한 구름으로
봄을 안고 온 님의 모습 맞이한다.

겨울의 메마른
나무를 부여잡고 서성이던
추운 흔적의 표피들이
붉은 흙 위엔 떨어져 내리고

봄 하늘은 흙의 바람을 일으켜
쏴~
구름의 집을 짓고
허공을 떠도는
보이지 않는 무수한 생명들은
나뭇가지마다
작은 우주의 방을 만들어
봄 하늘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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