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뒤안길 - 추억 소환
사람의 인적이 드문 이곳에도
봄은 왔는가 보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나무도 자라고 꽃도 핀다는데
이곳에는
산물 소리에 바위가 깨어나고
나무뿌리에서 물을 올려주면
표피를 적시고 그렇게 몸짓이 유연해지면
저희들끼리 부딪쳐 소리를 만들고
유난히 재재거린 새에게 소리를 전하고
숲 속은 그래서 봄이 왔다는 걸 아는가 보다
반석골 계곡 위에는
예전처럼 바위틈 숨어 물이 흐르고
낙엽은 물속에서 겨울을 곱게 이겨내고
산벚꽃나무에는 하얀 꽃이 별처럼 앉아있다.
하늘이 비치는 모습에 따라 물빛의 색깔이 다르고
바위의 모양에 따라 물소리가 다르게 들렸으며
바람이 부는 정도에 따라 물결의 떨림이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