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산 여행기-동백꽃숲터널
수우도
조영미
사량도 청산도 사이에 안겨
동백꽃 피고 지는 수우도
상큼하게 스치는 해풍에
온갖 시름 절로 녹아내린다.
통꽃으로 떨어져 같이 생을 마감하는
동백꽃 숲터널을 지나고
기암바위에 올라서니
고래바위 사위로 찰랑이는 은빛 물결
고래바위 안고 헤엄치는
동화 속 인어공주가 되고
큰 새바위 위에 올라 타
하늘을 나는 백조왕자가 된다.
아슬아슬 밧줄 타고 백두봉에 올라서서
바다를 향해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다.
은박산에 오르니
섬들도 서광이 드리워 눈부시다
수우리 마을회관은 텅 비어 있고
마른 홍합 미역 해삼 파는 민박집 돌아
수우리 지키는 23가구
어부들의 애환이 서린 골목길에
뭍으로 떠난 아이들의 소리만 휑하니
바람과 술래잡기하고 있다
돌아오는 배에 곤하게 잠 청한 나그네의 가슴에
수우도의 바람 잔잔히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