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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바다

통영 아침 바다의 멋

by 조영미

아침 바다


조영미


열이레 달이 창문을 두드리며 지나간다.

얄궂은 새가 아침 노래를 부른다.
숲섬에 번져오는 연분홍빛 아침노을

바다는 신이 숨겨놓은 색깔을 모두 건져 올렸다.


통통배도 멋을 부리며 바다 뒤에 밑그림을 그리고

나의 설렘과 함께 그리움의 해송은 바다를 향해 춤을 춘다.


돌담을 안고 자는 담쟁이덩굴의 숨결에서 바다 냄새가 난다.

마당에 홀로 서있는 감나무는 하늘 높이 자랄 이유가 없다.

쪽파, 배추랑 텃밭의 채소와 도란도란 이야기하기에 족하다.


뱃고동 소리와 어부들의 넋두리를 들어야 하기에

조가비의 노래와 억새의 춤사위로 아침을 맞이하고

달려오는 파도에 몸을 뒤척이는 바다는

어느새 일출의 수평선을 향해 만선의 물길을 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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