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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이 Dec 20. 2022

부조화의 조화 그 기쁨

모든 의미를 떨구어낸 나머지

    - 근현대미술관(퐁피두센터), 파리

    - <>1909. 앙리 마티스. 뉴욕현대미술관

    - <>1910. 앙리 마티스. 상뜨페테르부르그 에르미따주미술관     


미완성인 듯 발랄한 외관의 퐁피두센터

으레 우러러보던 미술관이 아니야

15도 기울어진 터에 세워져 특별함이 더하다 

내려다보니 만만하네, 어서 가 보자      


신체 속 기관들이 밖에 나와 뽐내고 있는 건물

외벽에 설치된 거대한 통풍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전시실을 향해 오른다 앗, 하늘이다

에펠탑! 사크레쾨르, 우리 동네다~

펼쳐지는 파리 풍경에 모든 근심이 흩어지니 

그림과 놀 준비 끝.     


보자마자 즐거운 마티스의 자극적 평면들 

풀려난 노래 같고 흐트러진 놀이 같은

함몰도 침입도 아닌 어울림 

음표나 건반처럼 경계를 두고 넘나들기

입체감 공간감 원근조차 없이 

문양을 더한 색들의 화려한 연주 

마티스 이전에 촌스러움이나 부조화였던 것은

이미 새로운 조화였다, 해방감과 들뜸

부조화의 조화가 일으키는 기쁨     


그러나 마티스로 기억되는 것은 언제나 춤 

든든한 생의 토대로 단숨에 받아들여진 삶·춤

파란 하늘 누렁 몸 단순한 색채

녹색 위에 맘껏 노래하는 붉은 몸들

꾸밈없는 육신의 말들 

경제적 신체의 모든 환상이 

배제된 다섯 덩이의 자유     


단단히 잇고 흐르는 힘·숨 

고요하고도 묵직한 박동 

넘치며 절제되는 생명-몰두-기쁨 

군더더기와 장식을 덜어낸 소통

모든 의미를 떨구어낸

나머지

있음-존재

소중한      



<춤> 1910. 앙리 마티스. 상뜨페테르부르그 에르미따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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