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고통 위에 놓인 장미 다발
- <벨라스케스의 교황 인노첸시오10세에 관한 연구> 프랜시스 베이컨.
미국 아이오와 데모인아트센터
- <십자가 아래 인물들을 위한 세 습작> 프랜시스 베이컨. 런던 테이트모던미술관
- <십자가형 Crucifixion> 영국 테이트리버풀미술관
타악기처럼 터지는 재채기
참으로 시원하시겠습니다
상징계의 상징이 폭발한다
수천 년 억압구조에 대한 자백이자
정당한 테러, 너무나 시원하다
몹시도 두렵지만
소산되는 불안, 자리잡는 안도감
긴장 제로, 요구되는 형상도 폼도 없다
무시무시하게 통쾌한 위반
그리하여 나
겁쟁이는 가늠해 본다
기표에 붙박인 인간-동물의 자리 너머
모방과 적응을 넘어 어떤 삶이 가능할지
광기와 공포도 생명의 주장이며 동력이라면
그걸 어떻게 열정과 용기로 사용할 수 있을지
타고나는 것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 용기
자신의 간절한 요청에 따른 자기 응답으로만 가능한 것
두려움 속에 거듭 부를 때만 이미 있었음을 알게 되는 것
쫓아오는 공포에 올라타고 함께 가는 거다
참고 견디는 삶, 고통 위에 놓인 장미 다발
뭔가를 살리고 지키느라 뭔가는 죽었을 터
마침내 터지는 영혼의 재채기는 작은 발작
가면-자아는 뜯기고 신성을 통과한 인간이 된다
새로운 몸을 입고 스스로 숨을 쉰다
다시 세우되 다르기 위해 무너뜨려야 한다
깊고 강렬한 인고의 상징이자 장소
고통받는 인간-신 예수의 쓸모 있음이다
부활-사건의 의미다
아하
무너지는 자리에서 나는 비로소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