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완성시켜 주는 것은 어쩌면...
결혼 생활을 거듭할수록 부부 사이에선 사랑만큼이나 신뢰 또한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는 것을 체감한다.
비록 둘 사이에 모종의 이유로 갈등이 생기더라도, 너와 내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대전제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갈등을 해결하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원하는 바와 해주고자 하는 바가 달라, 오해가 생겨도 이 사람이 나를 위하면 위했지,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는 믿음은 쏘아붙이려는 마음도 사그라들게 한다.
설령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궁지에 몰리더라도 이런 상황에서조차 서로를 향한 응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주저할 이유가 없어진다.
우리는 어쩌다 서로를 이렇게 믿게 됐을까.
서로 속마음을 들어본 것도 아니면서, 어쩌다가 이렇게 신뢰를 하게 된 걸까.
생각해 보니, 신뢰를 하게 된 게 아니라 신뢰하게끔 만들어준 것 같다. 서로에게.
덜렁대고 실수하는 일이 생겼을 때
"인간미가 있네~"하고 웃어 넘겨주는 것,
"아 뭐~ 그럴 수도 있지."하고 훌훌 털어내 주는 것.
나약한 모습이 보였을 때 "지금까지 노력했으니까
쉬는 것도 필요한 거야"라는 위로의 말.
오랜 시간 끝에 약속을 지켜냈다면
"역시~ 결국엔 해낼 줄 알았어~"라는 말 한마디.
거창한 행동은 없었지만 우리는 매 순간 '나를 믿어줘'라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어떤 순간에서도 불안하게 만들지 않았고, 걱정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만약 우리가 갈등이 생긴 상황에서 매번 자존심을 챙기는 데에 급했다면 어땠을까.
'나는 그 의도가 아닌데 네가 이상하게 받아들이잖아.'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거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좁혀지지 않을 평행선을 달렸을지도 모른다.
한 집에서 의지할 사람이라곤 딱 둘 뿐이니까.
우리가 한 팀이 된 이상 서로를 믿지 않고서는 앞으로 마주할 수많은 어려움들을 헤쳐나가는 건 아마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신뢰는 사랑보다 강한 게 아닐까?
사랑을 완성시켜 주는 게 신뢰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