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간다
지평선 저 너머 봄향기가 난다
꽃향기가 올라오고 있다
겨울이 몹시 지루하였나 보다
창밖은
겨울추위와 따스한 봄이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한다
겨울은 가고 봄이 오라고
군자란의 꽃대가 올라왔다
계절이 바뀌 면 부부의 생활도 바뀌어 간다
옷차림부터 달라진다
겨울 내내 퀴퀴한 어두운
무채색의 옷들을 벗어던진다
사순절 첫날이다
부부는 재의 수요일 미사드리러
성당에 갔다
"너희는 흙에서 났으니
흙으로 돌아가라"
신부님께서 근엄한 목소리로
신자들의 이마에 재가루로
십자성호를 긋는다
유한한 인간의 삶을 묵상하며
부부는 이마에 재가루를 받기 위해
제대를 향하여 한 줄로 서서 천천히 걸어간다
엄숙히 이마에 재를 뿌리는 전례의식에 참례한다
봄을 기다리듯
예수님의
부활을 기다린다
재의 수요일 미사 후
40일 후 첫 주일 이
부활 대 축일이다
미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군자란이 방긋이 웃고 있다
시집간 딸 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조잘거리며 와 있었다
부모님의 겨울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밝은 베이지와 연둣빛 분홍빛 청춘들을 만난다
부부의 겨울 문을 두드리며 추억이야기 그만하시라고
군자란이 아파트 현관문 사이로
봄을 알린다
#홍영주의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