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꽃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섬뚝 아래 홀로 핀
노란 꽃 하나
아무도 찾지 않는
노란 꽃하나
엄마 아빠 어디서
잃어버리고
외로이 피고 지는
노란 꽃 하 나 "
오래전 중1교실에
새봄과 새 학년이 찾아왔다
나는 반편성 종이를 들고 낯선 교실로 가서
내 자리를 찾아 앉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들려오는
아름 다운 목소리
누군가가 내 등 뒤에서
속삭이며 부르는 노래
궁금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얼굴은 완전 깍쟁이 같이 생겼는데
목소리가 맑고 고왔다
기도 하듯 호소력 있는 목소리에
교실에 모인 반친구들이
다들 쭈뼛거리며 조용히 듣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친구에게
노랫말에 신경이 쓰여 물어보았다
깍쟁이같이 생긴 친구는
그냥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남자,
우리 아빠와 함께 즐겨 불렀던 노래야"
' 노란 꽃 하나'는 아빠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눈감고도
곧잘 부를 수 있어 아~우리 아빠가 보고 싶다"
갑자기 친구의 눈에 하얀 이슬이 맺혔다
작년 가을에 아빠와 헤어졌다고 나에게 말했다
친구는 아빠가 보고 싶고 그리울 때마다
'노란 꽃 하나'를 부른다고 한다
한동안 친구는 결석하며 교실에서 보이지 않았다
노래 잘하는 깍쟁이 소녀가 궁금해서
반친구 몇 명과 함께 담임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주소를 들고 노래 잘하는 깍쟁이 친구집을 찾아간 곳은
도시의 산언덕 꼭대기에 대문 없는 허름한 오두막이었다
"친구야"
"노란 꽃 친구야~"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방문을 살며시 열며 다시 방문을 두드리며
방안을 살폈다
깍쟁이같이 생긴 얼굴의 그 친구는
쭉쟁이 같은 모습으로 힘없이 누어서
어머니와 함께 울고 있었다
밥을 며칠 굶었더니
기운이 없어서
학교를 갈 수가 없었다고 하였다
담임 선생님께서
친구의 딱한 사정을 이미 알고 계셨다
등록금을 못 내어서 결석한 것 을 비밀로 하시며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배려를 해주셨다
깍쟁이 얼굴의 그 친구가
생글생글 웃으며 교실로 들어와서
다시 내 뒷자리에 앉았다
얼굴이 밝아 보였다
오늘은 '교내 노래자랑대회'가 있는 날이다
깍쟁이 얼굴의 친구가 우리 반에서 노래 제일 잘하는
아이로 뽑혀서 학급대표로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노란 꽃 하나"를
낭랑하고 고운 목소리로 노래 불렀다
그리움에 젖어드는 호소력 있는 목소리에 감동하며
전교생과 학교 선생님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최우수상을 받았다
친구는 환희 웃으며
돌아가신 아빠께 이 노래를 바친다고
말을 하며 강당 무대를 내려왔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감동의 여운은 아직도 남아 있어 잊을 수가 없다
겨울이 지나간 자리
지평선 저 너머 아름다운 학창 시절의
그리움은 지나온
오늘의 추억글이 되었다
친구의 이름을 불러 본다
"~~~ 노란 꽃 깍쟁이~~ 야~~~"
#홍영주의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