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대신 캐모마일차를

깜박하고 알람소리를 놓쳤다

by 영롱한 구슬

나에게 있어서 유년시절이란

노란 감꽃이 휘날리던 감나무가 전부였다

다섯 살 소녀에게 다가온 마을의 감나무는

어린아이의 눈엔 무지갯빛 속의 강렬한 노란색으로 기억된다 수채물감을 풀어놓은 듯 한 그림이었다


복잡했던 도시의 번화가를 처음 떠나서

꼬박 3년을 살았던 기억이 봄 햇살과 함께

도시로 돌아왔다

그 당시만 해도

도시와 시골의 삶이 확연하게 차이나고 달랐다

학창 시절에 도시생활에서 힘들 때면 그곳이 그리워

방학을 핑계 삼아 달려갔던 감꽃이 피는 감나무마을이

퍽 인상적으로 뇌리에 깊게 각인되어 박혀있었다

그 영상은 곧 나에게 '아름다운 그리움'이 되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했던 자연의 세계로 시간여행을 떠나

잠시 살아 본 도시아이의 시골 체험이야기가 되었다


6.25 동난 후 나라가 재건되는 과정

조용히 자연을 벗 삶아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한 폭의 수채화 같았던 그림 속 동화 마을로 남아 있었다


동화 속 시골 마을은 밀려오는 산업화로 인한 개발로 피할 수 없는 나라의 재건과 함께 맞물려 있었다


그로 인한 산업화 바람은 막을 수가 없었다

그 한 예로 감나무마을이 겪는 이야기는

노란 감꽃을 품은 오래된 감나무마을이 서서히 '호수아래로 내려앉는 운명' 이라는 과정 속에서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자녀들의 교육을 핑계 삼아

도시로 떠나가지만 늘 고향 감나무 마을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지금도 대를 이어서 그리워하고 있다


가끔 일부 사람들은 그들의 형편과 사정으로 떠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주변의 더 작은 마을로 이주해 가서 전원을 즐기며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도시에서 태어난 어린 손녀는 자기 고향마을로 생각하며 '추억'이라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소녀는 글 속에서 늘 '우리 집'이라고 표현했다

조부모와 함께 살았던 노란 감꽃이 흩날리던 감나무가

너무 신기했던 분홍원피스만 입고 다녔던 소녀였다

조부모의 과수원과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어릴 적 체험으로 비친 어린아이의 눈에는

당연한 '내 고향이야기' 들 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분홍원피스소녀의 아버지는

방아댁외아들이었기에

마을 사람들이 다 그렇게 이야기하며 다녔기 때문이었다

착각? 그래도 좋다

아버지와 조부모님의 고향을

직접 체험하며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가 조부모의 전원주택이 곧 고향집이 되었고 힘들 때면 가끔씩 찾아갔던 곳이기에 어린 시절 살아보았던 기억 ㅡ

아름다운 시골 마을 곧 작가의 고향이 되어 버렸다

끝없이 경쟁하며 살아가야 하는 대도시의 삶 속에서

가끔 쉬어 가고 싶을 때 떠오르는 조부모와 함께

어린 소녀가 느꼈던 이야기들이

가끔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가듯 떠오를 때가 있다

그때마다 작가는

그림으로 그리고 짧은 동화글로 수식 없이 써내려

갔다 힘든 순간이 찾아오면 시골 감나무의 추억소한 하나로 정신적으로 많은 위로 기도 하였다

오늘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시절인연으로 만났던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에 힐링을 느낀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차를 마신다


'커피 대신 캐모마일차'를 마신다


#홍영주의 그림책#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