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입구에 버스가 도착하였다
"와~ 호수 마을이다
꽃이다 마리미가 보인다"
"개나리와 진달래꽃 좀 봐라 벌써 피기 시작하는구나"
버스 안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를 들으며
아이는 버스창가 들판을 바라보았다
분홍아이의 두 눈에 봄꽃이 가득 찼다
입고 있는 원피스의 색깔과 같았다
머리에 빨간 리본을 달고 귀여운
빨간 구두를 신고 있었다
버스가 마을 입구에 도착하자
동네 일가친척들이 마중 나와 있었다
분홍아이를 누가 누가 먼저 업어서 방아댁에 데려다줄 것인가 서로 내기라도 한 듯 그들은 서로 업고 가겠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도시 아스팔트 위에서 구두 신고 다녔던 아이가
어떻게 시골 돌자갈길을 걸어 방아 댁으로
갈 수 있겠나?
ㅉㅉ 생각 좀 해 바라 그런가? 안 그런가?"
"비켜라~마 저리 가거라~ 내가 업고 방아댁까지
데리고 가게~ 너희들은 아이 짐보따리나 들고
내 뒤를 아무 말 없이 바짝 따라오기나 해라
내가 당숙이니까
내가 업고 가야지~"
어리둥절 해 하며 분홍원피스의 소녀는
당숙의 등에 업혀 방아댁으로 향하였다
도시에서는 전혀 맡아보지도 못했던
신선하고 상쾌한 바람이 불어왔다
넓은 들판이 보였다
들판 사이로 보이는 호수가 너무 아름다웠다
고개 들어 저 멀리 푸른 솔밭 위 봄언덕 에는
이름 모를 아이들이 꽃과 함께 하늘 거리며 뛰어놀고 있었다
"야~ 저기 한 번 봐라
들판 길을 따라 쭈욱 가다 보면
돈주머니 같이 생긴 집이 보이면
그 집이 바로 방아 댁이다
과수원이며 논밭도 산도
강물 빼놓고 다 방아댁이다"
"손녀가 온다고 눈 빠지게 기다리겠다
얼른 가자"
당숙의 말 한마디에
마을 사람 모두는 방아댁을 향하여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자야와 록는 어디 갔노?"
"점심상은 제대로 차려놓고 나갔나?"
감나무 세 그루가 있는 집으로 들어서자
방아댁 노부부는 툇마루에 앉아서 봄햇살을 쬐며
분홍아이가 무사히 도착하기만을 기다 리고 있었다
"어르신요~"
"록이와 자야는 어디 있소? "
"산에서 안 내려오고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나원 참~
봄바람났나 보네"
작년에 눈비가 적게 내려서
올해는 개천과 강물이 마를 수 있다고 하였다
당숙은
방아댁노부부에게 분홍아이를 내려주며
혀를 끌끌 차면서 마을이 돌아가는 이야기를
알려주었다
록이와 자야가 급히 방아댁으로 돌아왔다
호수 건너 산에서
자야는 나물을 캐와서 점심상을 급히 차렸고
록이는 지게에 한 가득 땔감용 나무를 해 왔 다
#홍영주의 그림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