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야채샐러드가 당겨요

희망의 노란 개나리가 피었다

by 영롱한 구슬

"샐러드가 당겨요"

평소에 표현이 부족하여 핑퐁대화가 어려워 입을 꾹 다물고 말을 거의 안 하는 큰손자 녀석이 중학생이 되더니

조금씩 자기표현을 나름대로 하기 시작하였다


"오 ~그래~"

"봄이 되니 계란야채샐러드가

먹고 싶구나"


"그냥 삶은 계란 양배추 채 썰고 토마토 썰고

삶은 감자 깍둑 설어서 마요네즈에 토마토케첩

뿌려서 만들어 줄까"

"......."

"떡볶이는 어때?"

"......."

"봄동은 어때?"

"........"

"샐러드가 당겨요"

라고 갑자기 자기표현을 "불쑥" 하였다

늘 친구가 없던 큰손주가 중학생이 되더니

여자 친구 한 명과 대화한다고 전화벨소리와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


작년 이맘때 맛있게 먹었던

할머니표 야채샐러드가 먹고 싶은 마음이

오늘의 브런치글소재가 되었다

계란야채샬러드와 크림수프에 우유 한 컵을

주었더니 행복한 표정으로 먹은 후

"잘 먹었습니다"라는 간단한 인사맨트를

날리며 스스로 먹었던 식탁 위의 빈 그릇을 싱크대

설거지 통에 넣었다

" 오마나~" 그릇 정리도 할 줄 아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걱정만 하고 있다가 조금씩

칭찬위주의 가르침이 효과를 보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 반복해서 가르치니 조금 느리지만 되는구나'


"오~호~"


중학생이 되니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 몸 안에서 앤돌핀이 흘러나왔다



핸드폰에서

"학교 출발 시간" '알람'이 울렸다

AM 8시 10분, 딴 딴 따라라


미리 아침밥계란야채샐러드를 먹고

핸드폰만 쳐다보다가

''후다닥" 교복을 입고 가방을 둘러맨 채

바삐 뛰어나가는 손자를 향하여

매일 아침마다 인사멘트를 훈련시키지만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맨트가 왜 그리도

어려운지 모르겠다


오늘도 빼빼 마른 손주는 인사 맨트가 없이 나가나 했는데

자기 일 에 만 몰두 한 채 무심한 표정으로

핸드폰만 바라보며 모기소리 만하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

"휙 " 나가버렸다

'그래 괜찮다'


'매일 훈련시키는 마음으로 반복해 가며

또 가르쳐 보자'

한 해가 지나고 한 살 더 먹 더 니.

비록 옆구리 인사였지만 인사하며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맞벌이 딸네가정에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

기분 좋은 날이다

제법 의젓해지고 말도 잘 통해서

브런치 글 쓰기의 제목도

손자와 가끔 의논해 보기도 한다


"오늘 아침에 샐러드가 당긴다"


핑퐁대화의 급 이 올라오니

훨씬 여유가 생겼다


'남자아이들은 여자 아이들보다

정신연령이 평균 2년 느리다'는 말 이

진짜였으면 좋겠다


2년 늦더라도 주변에 피해 안 주고

건강하고 지혜로운 사람, "대기만성(器晩成)"

으로 성장해 주기를 오늘도 희망의 기도를 드린다

매일 묵주기도와 "평화의 기도"를

드린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노란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오늘 나도 야채샐러드가 당긴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