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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바위 입구에 올라섰다

유난히도 푸르러고 시원하였다

by 영롱한 구슬

한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마을이 있다

가족들과 함께 피서를 갔던 그 곳 초록마을에는

옛부터 누군가에 의해 마을이름이 지어졌는데

그 마을이름을 '마리미'라고 불렀고 '문바위'라고도 하였다

강물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문바위"가 보인다

버스한대가 천천히 마을 입구 "마리미"가 보이는 "문바위"에 닿자 마을 풍경을 보여주듯 천천히지나갔다

"풍덩!, 철퍼덕!"

초록들판과 계곡 돌틈사이로 벌거숭이 개구쟁이들의

깔깔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버스 한 대가 덜컹거리는 시골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버스의 차장 너머로 개구쟁이 동네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와 콧노랫소리가 마을 동요로 들려왔다

계곡의 시원한 강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나지막한 계곡 언덕 바위틈사이에서 " 깔! 깔! 깔!" "키득! 키득!" 웃어대는 개구쟁이들의 목소리가 푸르고 맑게 들려왔다

맑은 계곡 물속으로 뛰어내리는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까르르,. 야 앗, 시원하다"

"바위 위에서 강물 속으로 뛰어내려 잠수하기 시작!"

"푸웅덩, 풍덕. 헤헤 헤 재밌지롱!"

"편을 짜서 물싸움하기"

계곡의 물소리와 개구쟁이들의 웃음소리가 한데 어우러지며 마을입구를 알리는 소리는 ' 산 메아리'가 되어 계곡에 다시 울려 퍼졌다

한여름 대낮의 마을 입구 모습은 나에게

투명수채화그림의 소재가 되었다

나는 버스 안에서 차창밖으로 보이는 이 풍경을 놓치지 않았다

스케치북을 펴 들고 연필로 스케치를 하였다

버스 안의 마을사람들이 내뱉는 갖가지 발음의 단어들을

소리 나는 대로 받아 적었다


"문바우?"."무바이?

"마르미?" "마리미?"


차창밖으로 강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유리상자 속 같이 속이 투명하게 보였다

잔잔하게 다가오는 연하늘빛 물결에 마음이 설렌다

좀 더 깊은 곳은 청록색 투명수채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불어오는 강바람에 계곡물이 하늘 거리며 물그림자를 만든다

투명수채화 같이 그려지는 그 마을은 마을 토박이들의 놀이터이며 어르신들의 여름쉼터이었다

"마리미", "말음이"

"문 바우, 무바이"를 수채화로 그려 보았다

바위돌이 있는 마을 입구 계곡이라는 그곳은 물이 너무 맑아서 강바닥돌들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아름다웠던 추억 속 어린 시절 옛 지명의 이름이었다

어린 손녀도 그렇게 따라 불렀다


"마 리 미"

"문 바 우"

"무 바 이"

"문 바 위 "

"마을을 마름질하다"와 "바위돌이 있는 입구마을"을 토속적으로 부르는 정겨운 단어들!

지금은 없어진 그 마을!

캠퍼스 위에 수채화로 그려보았다

고려상감청자의 비취색을 닮 은 물감을 물에 풀며 수채화붓으로 그림을 그렸다

" 댐 " 건설로 묻힌 바위이름은

"문 바위"였다


# 마을이름 #

# 바위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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