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단어가 아니라, 문맥.

by 김도경

1. 저는 한때 제가 글을 꽤 잘 읽는 줄 알았습니다. 책을 빨리 읽고 핵심을 요약하는 데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보니, 그건 반쪽짜리 실력이더라구요. 글자는 다 읽었는데, 정작 상대방이 왜 그 말을 했는지 ‘의도’를 못 읽어서 헛발질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문해력은 독해력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걸 짚어내는 추론력에서 완성된다는 걸요.


2. 예를 들어 원장님과 미팅을 할 때, 원장님이 "요즘 마케팅이 참 어렵네요"라고 말씀하신다면 그건 단순히 정보 전달이 아니었습니다. 그 문장 뒤에는 "내가 지금 업체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있으니 내 고충을 좀 알아달라"거나 "비용 대비 효과가 없어서 고민인데 해결책이 있느냐"는 복잡한 맥락이 숨어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네, 요즘 다들 어렵다고 하더라구요"라고 답하면 대화는 거기서 끝납니다. 그 숨은 의도를 추론해서 긁어주는 게 진짜 문해력의 실체였습니다.


3. 제가 눈치가 엄청 빠른 줄 알았습니다. 삶을 살아가다보니, 저보다 눈치가 빠른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남들보다 더 집요하게 ‘왜?’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 사람은 왜 이 타이밍에 이 단어를 썼을까, 왜 갑자기 말수가 줄어들었을까. 이런 사소한 단서들을 모아서 퍼즐을 맞추다 보면, 둔한 저도 조금씩 상대의 진심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추론력이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황을 다시 읽어보려는 필사적인 노력이었습니다.


4. 요즘처럼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에는 더더욱 이 ‘읽어내는 힘’이 생존과 직결됩니다. 뻔한 뉴스 기사나 광고 문구를 그대로 믿는 게 아니라, 이 정보가 누구를 위해 작성되었고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한 번 더 꼬아서 생각해보는 겁니다. 남들이 다 맞다고 할 때 "잠깐만, 이 면은 좀 이상한데?"라고 의문을 품을 수 있는 것. 그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실질적인 지능이자 문해력이었습니다.


5. 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희보다 뛰어난 사람들은 다 보입니다. 다만, 진심을 보여주십쇼. 글자를 읽는 건 눈이지만, 맥락을 읽는 건 상대를 향한 관심입니다.


6. 문해력이 생기니 조금은 세상이 투명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뻔한 뉴스 뒤의 속셈이 보이고, 화려한 말잔치 뒤의 빈약한 논리가 보입니다. 잘난 척하려는 게 아니라, 적어도 남의 문장에 휘둘려 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시작한 공부입니다. 읽어내지 못하면 결국 타인이 써놓은 각본대로 살게 됩니다. 당연히 제 인생인데 주도권은 뺏기겠죠.


#문해력 #독서 #글쓰기 #인사이트 #자기계발 #공부법 #추론 #김도경


[소개]

제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소개 링크 참고해 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김도경 소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생각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