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로 태어나
먼지로 가기 전까지
먼지 더하기 먼지는
어차피 먼지일 뿐이라
거대한 세상 속 나는
단지 한 톨의 먼지만큼의 무게도
차지하지 못한다며 스스로를 부끄러워했다
무엇을 한들
애를 써본들
그것은 결국 먼지 더하기 먼지일 뿐이라
자조하면서
안 그래도 건조한 먼지는
더욱 바스락댔다
그러나
먼지도 구르면
먼지덩어리가 되고
하나의 실체를 구현해내듯
어쩌면 우리는
꽤나 멋진 먼지가 아닐까
세상에 반드시 유익해야만
엄청난 업적을 쌓아야만
얼굴을 들고 살 수 있다면
그 또한 얼마나 무거운 짐이 될는지
어차피 누구도 알지 못하게
조용히 먼지로 하늘에서 내려왔다가
먼지로 흩어져 떠나도록 되어 있다면
주어진 시간
꽤나 멋지고 제멋대로인
자유로운 먼지로 존재하다가
약속대로 바람에 흩날려 사라지겠다
아무도 그 유익함이나 존재를
인정해주지도
알아봐주지도 않아도
무익함을 넘어 해롭다며
책상 위에
바닥에서 구르다 털림을 당하게 될지라도
끝까지 건강한 먼지로 남아야지
혹시 누가 아는가
내가 구르다
꽤나 멋진 먼지덩어지를
빚어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