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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시계를 보며

히로시의 회상.

by 잉크 뭉치


글을 쓰게 된 계기


오랜만에 넷플릭스에서 [짱구는 못 말려] 어른제국의 역습을 보았다. 영화를 다 보고 인터넷 서핑을 하며 해석 글들을 읽기도 했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어른제국의 역습 OST "히로시의 회상"을 들었다. 음악을 통해 자연스레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https://youtu.be/CukdH9oMvFM?si=nUqSIyoqSn3frh8D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썼다.

여기서부터는 음악을 재생하면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아, 준비했다.




눈앞의 시계만 멍하니 바라본다.


다음 역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알면서도, 생각이 흐려진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OST가 나를 추억 속으로 이끈다.




어린 시절, 나는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었다. 적어도 내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는 정도의 유명인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가면서 자연스레 그런 환상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지금은 월요일 아침, 출근에 급급한 회사원들 사이에 파묻혀 있다. 나는 그저 벤치에 앉아 지하철을 기다리는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와 더블어 지구라는 행성의 땅을 밟고 있는 대다수가 마찬가지다. 그런 나의 모습은, 자갈밭에 흩어진 돌멩이처럼 존재감 없이 흐릿할 뿐이었다.


그래도 그렇게 특별해 보이지 않던 자갈들 하나하나가 모여 개울가의 길을 이룬다.

살아 숨 쉬는 세상의 한 부분으로서 저마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특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우리가 그 돌멩이들을 유심히 지켜보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저마다의 돌멩이를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서로에게 여유가 없고,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 요즘 시대는 유난히 살아가기 힘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안 힘들었던 시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역사의 흐름은 언제나 차갑고 냉혹 했으며, 반복되어 왔다. 그 굴레 속에서 우리는 유기적으로 얽히고설킨 관계의 고리 안에 존재한다.


각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세상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혹은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며 살아간다. 그 관계의 깊이와 연결고리는 마치 색으로 비유되곤 한다.

밝고 빛나는 색일수록 가깝고,
어둡고 칙칙한 색일수록 멀어진다.


우리는 서로의 빛을 바라보지 못하고 칙칙한 회색으로써 지나치고 있다.


그러나, 회색빛으로 물든 사회 속에도,

각자 저마다의 색으로 세상을 채운다.

우리는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간다.


글을 쓰는 동안, 지하철에 탄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대부분은 무선 이어폰을 낀 채 핸드폰 화면에 몰두해 있다. 귀를 닫고 주변의 시선을 차단한 채 말이다. 대부분은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러는 것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누군가는 공부를 하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회사 업무를 위해,

혹은 나처럼 글을 쓰기 위해


여러가지의 이유로 각자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눈과 귀를 열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인생의 한 부분을 보는 것 같다. 모두가 똑같이 핸드폰을 들여다 보지만 그 속의 내용은 다르듯, 각자의 삶도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제각각이다.


그 이야기에 의미가 있든 없든,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한편으론 이렇게 생각한다.


"삶의 의미는 없다"

삶의 의미는 태어나는 순간 주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인의 선택에 의해 이 세상에 왔다.


그렇기에, 태어났다는 사실 자체에 우리가 부여한 삶의 의미는 없다.



삶의 의미.



그 의미라는 것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스스로가 부여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노숙자라도, 그 사람 또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며 그 안에 느껴지는 다양한 맛을 경험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어떤 것에 크게 슬퍼하지도, 너무 낙담 하지도, 그렇다고 크게 기뻐하며 남들한테 자랑할 필요도 없다.

모두가 인생의 주인공이다.



남들은 보지 못한, 진흙 속에 파묻힌 진주를 모두가 갖고 있다.


그 진주를 남들이 알아주느냐 혹은 스스로 깨닫고 빛을 내느냐 그 유무의 차이는 삶에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 존재를 몰라도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진주는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방식에 정답은 없다.


만약 정답이 있다면 신은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살아가자.


남들이 뭐라 해도, 결국 이 순간을 살아가는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니까.




[짱구는 못 말려] 어른제국의 역습.



이 영화에는 철학적인 메시지가 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오늘을 살아가며

미래를 만들어가라는 메시지가 말이다.


과거의 달콤한 기억이 때로는 돌아가고 싶은 유혹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 만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이 쌓여 내일의 추억이 되고

오늘의 내가 있기에 과거가 의미가 있고

그렇기에 미래가 가치 있게 다가온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현재를 살아가라.

앞으로의 삶을 기대하며


좋은 꿈을 꾸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열매를 맺길 바란다.


이 글을 보는 모든 사람이 행복하길 바란다.

나도 이제 현실로 돌아가 과제를 마무리 해야겠다.


모두 힘내기를 바란다.

진부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 글이 언젠가 누군가의 눈에 닿기를 바란다.


혹은


언젠가 미래의 내가 이 글을 보며

추억에 잠기게 될 작은 흔적이 되기를.




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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