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나를 만든 재료
스물셋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아직 인생을 다 안다고 말하기엔 이르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히 느꼈다.
과거는 중요하다.
하지만 거기에 너무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
과거는 나를 만든 재료
지나온 시간은
지금의 나를 만든 재료다.
잘한 선택도 있었고,
후회되는 순간도 있었다.
그 모든 경험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래서 과거를 완전히 지워버릴 수는 없다.
지우려 할수록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하지만 너무 깊이 빠지면
문제는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과
과거에 ‘붙잡혀 있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한 장면을 계속 곱씹고,
이미 끝난 일을 수십 번 다시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현재에 있지 않게 된다.
떠오른 한 장면
그럴 때마다 나는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이 떠오른다.
우물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마주하던 그 장면.
맑은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졌던 마음.
그 시를 읽을 때마다
나 역시 내 마음속 우물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든다.
부끄러움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부끄러움에서 멈추지 않는 것이다.
우물을 들여다보는 건 필요하지만,
그 안으로 빠져들 필요는 없다.
과거는 반성의 재료이지
자책의 감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완벽해서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부족함을 안고도
계속 걸어가기 때문에 성장하는 것 아닐까.
그래서 나는
과거를 외면하지도 않고,
그 안에 오래 머물지도 않으려 한다.
한 번 돌아보고,
배울 건 배우고,
다시 앞으로 걷는다.
23년을 살아오며
내가 배운 건 이것이다.
과거는 나를 설명해주지만,
미래를 결정짓는 건
지금의 선택이라는 것.
그래서 오늘도
나는 우물 속을 잠시 바라본 뒤
고개를 들어
앞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