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내어 보낸 한 통의 메일
나는 방송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늘 성우를 꿈꿔왔다.
마이크 앞에 서는 일이 익숙해질수록
‘목소리’로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그리고 그 마음은
용기를 내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용기를 내어 보낸 한 통의 메일
작년 10월,
나는 대원방송 소속 성우이신
임채빈 성우님께 정중하게 메일을 보냈다.
공채 성우를 꿈꾸는 지망생으로서,
혹시 함께 라디오 토크를 해볼 수 있는지 여쭈어보는 내용이었다.
사실 보내기 전까지도 많이 망설였다.
‘괜히 실례가 되진 않을까?’
‘답장이 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지만 꿈을 향한 마음이
망설임보다 조금 더 컸다.
며칠 뒤,
성우님께 답장이 도착했다.
그 순간의 설렘은
지금도 또렷하다.
12월 28일, 함께한 방송
이후 여러 차례 일정과 방향을 조율했고,
결국 12월 28일에 함께 방송을 진행하게 되었다.
성우 준비생으로서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성우로서 갖추어야 할 능력은 무엇인지,
현장에서 필요한 태도는 무엇인지—
나는 준비해둔 질문을 하나씩 꺼냈고,
성우님은 정말 친절하고 구체적으로 답해주셨다.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이 담긴 이야기들이었다.
함께 더빙했던 순간
방송 중에는
내가 직접 만든 짧은 일상극 대본과
산나비 속
금마리와 죽은 아버지 금준장의 재회 장면을 함께 더빙했다.
한 공간에서,
같은 장면을,
같은 감정선을 공유하며 연기한다는 건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목소리 하나로 감정을 주고받는다는 것이
이렇게 깊은 일이라는 걸
몸으로 느꼈다.
예상치 못한 한마디
방송을 마친 뒤,
조심스럽게 여쭈어보았다.
성우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깜짝 놀랐다.
막연했던 내 목소리에
처음으로 ‘방향’이 생긴 느낌이었다.
꿈은 가능성에서 시작된다
그날 이후 나는 더 분명해졌다.
재능은 단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
가능성을 발견한 뒤
얼마나 갈고닦느냐에 달려 있다는 걸.
누구든지
언제나 노력하려는 잠재력이 있다면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나 역시 아직 과정 속에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용기를 내어 보낸 한 통의 메일이
내 꿈을 한 걸음 더 현실로 끌어당겼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목소리를 다듬는다.
언젠가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을
한 장면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