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싸움
법정의 공기는
늘 무겁다.
나무 의자.
조용한 방청석.
그리고
앞에 서 있는 판사.
몇 달 동안
이곳을 수도 없이 오갔다.
병원과 법원.
그 두 곳이
내 일상이 되어 있었다.
어머니는 여전히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재활 치료를 시작했지만
아직 혼자 서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도
어머니는 웃었다.
“괜찮다.”
“살아 있잖아.”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내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1심 판결이 내려지는 날이었다.
법정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기자들.
동료들.
그리고
나를 지켜보는 시민들.
민수도 옆에 앉아 있었다.
“…긴장되냐?”
나는 짧게 대답했다.
“…응.”
하지만 사실
긴장보다는 다른 감정이 더 컸다.
분노였다.
잠시 후
판사가 입장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판결이 시작됐다.
“피고인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피해자에게 심각한 신체적 피해를 입혔다.”
법정 안이 조용했다.
판사는 계속 읽어 내려갔다.
“피해자는 현재까지도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하며
평생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다.”
나는
어머니를 바라봤다.
어머니는
조용히 앞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판사의 마지막 말이
들려왔다.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다.”
“…또한 피해자에게
50억 원의 손해배상 및
향후 치료비 전액을 보상하도록 한다.”
망치 소리가 울렸다.
탕.
판결이
끝났다.
법정 안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기자들이 움직였다.
플래시가 터졌다.
민수가 말했다.
“…신입.”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5년.
고작
5년이었다.
내 어머니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는데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할지도 모르는데
그 사람은
고작
5년이었다.
가해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 표정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그 뒤에는
여전히 힘 있는 집안이 있었다.
전직 국회의원인
그의 아버지.
변호인단.
그리고
돈.
법정 밖으로 나왔다.
기자들이
마이크를 들이밀었다.
“판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피해자 측 입장은 무엇입니까?”
나는
잠깐 하늘을 봤다.
그리고 말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억울합니다.”
기자들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천천히 말했다.
“사람 한 명의 인생을 망가뜨렸습니다.”
“그런데…”
“…5년입니다.”
잠깐
침묵이 흘렀다.
나는 말을 이어갔다.
“저는 이 판결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끝까지 갈 겁니다.”
그날 저녁.
우리는
작은 사무실에 모였다.
내 변호사.
민수.
팀장님.
그리고
몇몇 동료들.
변호사가
조용히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1심 결과는 나쁜 판결은 아닙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형량이 약하다고 느끼는 건
당연합니다.”
민수가 말했다.
“당연하죠.”
“5년이라니.”
팀장님도
조용히 말했다.
“너무 약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때
민수가 갑자기 말했다.
“…신입.”
나는 봤다.
“왜.”
민수가 말했다.
“방법이 하나 있다.”
나는 물었다.
“…뭔데?”
민수가 말했다.
“국민청원.”
나는 눈을 깜빡였다.
“청와대?”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지금 여론 이미 커졌잖아.”
팀장님도 말했다.
“서명운동도 같이 하자.”
변호사가 생각하다가 말했다.
“…가능성 있습니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이 싸움은
이미 길어졌다.
그리고
앞으로도
길어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나는 천천히 말했다.
“…합시다.”
민수가 웃었다.
“그래.”
“끝까지 가보자.”
팀장님도 말했다.
“우리가 도울게.”
나는 창밖을 봤다.
도시는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내 싸움은
이제 더 커질 것이다.
나는 조용히 말했다.
“…엄마.”
“조금만 더 기다려.”
“이번에는…”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니까.”
그날 밤
나는
노트북을 켰다.
그리고
청와대 국민청원
작성 창을 열었다.
제목을
천천히 적었다.
“교통사고 가해자의 솜방망이 처벌을
다시 판단해 주십시오.”
엔터를 눌렀다.
그리고
또 다른 싸움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