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진 날, 아무도 몰랐다

박수 없는 순간에 도착한 결과

by 하얀 오목눈이

꿈이 이루어졌던 날을

나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그날은

특별하지 않았다.

일정이 있었고,

해야 할 일이 있었고,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였다.


누군가 축하해 주지도 않았고,

나 스스로도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분명 바라던 자리에

와 있었는데,

몸은 여전히

출발선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예상했던 감정은

이런 게 아니었다.


기쁨은 짧았고,

불안은 여전했고,

다음 걱정이

이미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날을

그냥 흘려보냈다.


꿈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돌아보니

이미 나는

그 삶을 살고 있었고,

그 일을 하고 있었고,

그 언어 안에 있었다.


그런데도

계속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아직 멀지 않았나?”

“이건 진짜가 아닌 것 같지 않나?”


아마

꿈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보다

더 익숙한 건

의심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기다리는 법은 배웠지만,

도착해 머무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성취는

종종 지나간다.


조용히,

아무 말 없이.


이 글을 쓰며

이제야 인정해 본다.


그날은

분명히

도착한 날이었다.


아무도 몰랐고,

나조차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 자리에 있었다.


꿈은

소란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현실 같았다.

이전 01화꿈은 이루어진다, 다만 생각한 모습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