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낭만과 범죄 사이_해적

by 오인환

해적은 무역선의 항로를 미리 알고 물건을 약탈한다. 현대에는 범죄라 여기는 일이지만, 그들은 부끄럼움을 느끼지 않는다. 죄책감도 갖지 않는다. 되려 자신들의 용맹함에 자부심을 가진다. 강탈, 방화, 납치, 폭력을 사용하거나 포로를 납치하여 몸값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처럼 잔혹한 이들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 2008년 리먼브라더스발 국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소말리아 해적 사건은 가장 극심했다. 이후 다시 해적의 숫자는 크게 줄었다. 다만 세계 경제가 다시 휘청이자 해적의 세력은 다시 커지고 있다. '빈곤'과 '탐욕'이 해적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빈곤하고 나약한 이들이, 탐욕스럽고 폭력적으로 변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해적은 아이러니한 존재다. 이들은 생각보다 민주적인 절차로 규칙과 규범을 지키고 살았다. 모든 이들에게 투표권을 주었고 부상금을 공평하게 나눴다. 집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었고 통근하는 가정적인 이들도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 기여하기도 했다. 바다에서 한 평생 약탈만 할 것 같은 해적은 사실 여러 모습이 존재한다. 육지에 꽤 촘촘하고 넓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외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었고 은퇴 후의 삶을 계획하고 엄격한 통금시간을 지키기도 했다. 저녁 8시 이후에는 모든 양초와 불을 소등하고 모두 잠들었다.

이들을 극악무도한 '악'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이들은 신을 찬양하는 이들이기도 했다. 약탈한 물건은 신에게 재물로 바쳐졌다. 신에게 더 많은 재물을 바칠 수 있다는 것은 되려 좋은 일에 속했다. 이들은 깊은 신앙심으로 더 투철하게 자신들의 본업에 충실했다. 약탈하는 것은 그들에게 좋은 일에 속하게 됐다. 낭만 가득한 모험가와 잔혹 무도한 범죄자, 두 탈을 모두 쓰고 있는 해적. 그들은 언제나 미디어에서 흥미로운 소재다. 실제로 우리가 미디어에서 접하는 해적은 실제와 얼마나 닮아있을까. 따지고 보자면 어떤 부분은 다르고 어떤 부분은 같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억양과 복장은 디즈니에 의해서 발명된 발명품이다. 이들의 복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들은 밝은 배 갑판과 어두운 갑판 사이에서 더 빨리 적응해야 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한쪽 눈을 안대로 가려둔다. 그것이 해적 패치다. 또한 이들은 귀걸이를 착용하곤 했다. 단지 멋을 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귓불에 압력을 가하면 배멀미를 막을 수 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그들의 믿음일 뿐 실제로 배멀미와 귓불의 압력과 상관은 없다.

이들은 동서양 가릴 것 없이 꽤 문제거리였다. 1368년 명태조 주원장은 '해금'으로 알려진 해상 무역 금지령을 내렸다. 그들은 대함대를 해체하고 배들을 항구에서 썩도록 했다. 선원을 해고하고 일정 크기 이상의 배를 만드는 일도 금지했다. 해상 범죄를 줄이겠다는 이런 선택은 되려 해상범죄를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 명나라 무역상들은 밀수와 해적질을 나섰고 실업자가된 대함대 선언 수천 명 또한 해적질에 참여했다. 명나라가 해적을 퇴치 하기 위해 실시한 정책으로 되려 해적이 급증한 것이다.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들이 이처럼 해적으로 돌아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제로 이들의 대우는 나쁘지 않았다. 상선의 경우에는 해적에 비해 더 적은 임금을 받았다. 상한 음식을 제공 받는 등 처우가 좋지 못했다. 다만 해적선의 경우에는 종종 밴드가 있거나 극장이 있는 경우도 있고 몇몇의 경우에는 공동체에서 존경 받는 일원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일부 선장은 식민지 사회에 저명한 구성원이 되어 적잖은 대우를 받기도 한다. 북해를 누비며 왕국을 무너뜨리던 바이킹과 왕의 허가를 받고 합법적으로 해적을 하던 사략선, 한, 중, 일 동아시아를 누비던 왜구까지. 흥미로운 소재인 '해적'에 대해 여러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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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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