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드라이_ 소중한 것

by 오인환

이런 망상은 누구나 하기 마련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갑작스러운 재앙 중에 가장 빠른 시간에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게 하는 재앙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스스로 대단한 존재라고 믿고 살고 있지만 실제로, 물 없이는 일주일도 버티지 못하는 나약한 생물일 뿐이다.

'127시간'이라는 영화가 있다. 그랜드 캐니언을 여행하던 주인공이 발을 헛디뎌 바위 어딘가에 자신의 한쪽 팔이 끼어서, 그곳에서 생존해 내는 일종의 재난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각각의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물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물'이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우리는 돈, 명예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물 없이는 열흘도 살 수 없다. 무엇이 더 중한지 깨닫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불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어쩌면 물 한 모금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지도 모른다.


이 소살은 느닷없이, 물이 나오지 않는 재난으로부터 시작한다. 어떤 경과로 어떻게 물의 공급이 끊어지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보다는, 물이 없어진 사람들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즐겨 보았던, 미국 드리마 '워킹데드'의 좀비처럼, 물 없는 사람들은 실제 살아있는 좀비나 다름없었다.

물의 구성은 H20이다. 수소 2개와 산소 하나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물은, 정말 재미있는 구성이기도 하다. 화학을 잘 알지 못하는 나와 같은 문과생 출신인이 생각하기에, 커다란 폭발력을 만들어내는 수소와 불이 잘 연소하게 도와주는 산소의 결합은 커다란 폭발력을 갖게 할 듯 하지만, 실제로 물은 소방관이 타오르는 불을 소화할 때 사용된다.

예전에 어떤 목사님의 설교 내용이 생각이 난다. 모든 사람에게 '사람 맺음'이 가장 중요한데, 내가 어떤 사람과 만나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수소가 수소를 만나면, 수소일 뿐이고, 산소와 산소가 만나면 산소일 뿐이지만, 수소와 산소의 결합은 또 다른 성질의 물이 만들어지는 원리라고 하며, 자신의 장점과 타인의 장점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완전히 다른 완전체가 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것의 가장 중요한 '결혼'이라는 완성의 시작이라고도 말했다. 나도 어떤 날은 그의 말을 되새겨본다.

가끔 내가 이뤄가는 사회적 결과물들에 대해서, 과연 나 혼자만이 만들어낸 결과물일까?라는 고민 말이다. 내가 쓰는 글과 내가 느끼는 생각, 내가 먹는 음식의 맛 등, 모든 것에는 나 혼자일 때와는 전혀 다른 또 다른 완전체로서의 내가 느끼는 생각의 다름이, 그 시작이 사실 나의 가족에서 탄생하고, 그 구성에서 나의 와이프와 나의 결합에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나의 와이프는, 지금 일을 하지 않고, 육아와 가사를 하고 있는 전업 주부이다. 가끔 와이프가 자신 스스로 자신감이 없어할 때가 있는데, 나는 그럴 때마다 나의 와이프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나는 남을 위해서, 남의 일을 하는 거지만, 실제로 우리 가족을 위해서 우리 가족의 일을 하는 사람은 자기야. 내가 밖에서 사장이오, 과장이오. 대리요. 하는 위치보다 훨씬 더 우리 가족의 미래와 현재를 책임지는 사람이 진짜 값비싼 하루를 하는 일이야"

라고 말이다. 실제로 그렇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는 가끔 너무 흔하다고 생각된다. 단 3분도 공기 없이 버텨내지 못하면서, 대기를 오염시키는 무지함이나, 단 일주일도 버티지 못하면서 물을 더럽히는 무지함이나, 우리는 스스로 무엇을 모르는지 무지한 채 살아간다.

나 또한 당장의 오늘을 위해 내일의 가능성을 소비해 가며 살아가는 하찮은 인간일 뿐이지만, 매번 떠놓는 물 한잔에 감사한 마음을 새삼 담기도 한다.

127시간이라는 영화와 이 책의 일부분은 새삼 나에게 목 넘김 한잔의 물의 감각을 또렷하게 해주는 좋은 촉매제이다. 이 책은 영화 소재로서 매우 훌륭하다고 극찬하면서, 곧 영화화된다고 한다. 어떤 식으로 이 영화가 만들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과연 문체가 주는 장점을 영상이 소화해 낼 수 있을지 과연 미지수이기는 하다.

나의 독후감을 자주 읽었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더 로드'라는 소설과 영화에서 나오는 코카콜라 한잔의 장면 때문에 콜라를 좋아하게 되었다. 지구가 종말 해버린 세계에서 아이와 아버지가 우연히 발견한 코카콜라의 시원한 목 넘김이 이상하게 나의 뇌리에 박히게 된 것은, 어쩌면 세상 자본주의의 고귀한 방식의 마케팅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그 영화 한 장면 때문에 아직도 그 음료를 찾는다.

손을 씻을 때 틀어져 있는 물, 음료수와 주스 만으로 목축임을 하게 되는 나쁜 습관을 이 소설을 보면서 다시금 물의 소중함을 갖게 된다. 나름 매우 전개도 빠르고 재밌게 읽었던 소설인데, 이렇게 독후감을 쓰고 나니, 나의 그 표현이 너무 서투른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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