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눈빛에 힘 주고 살아야 하는 이유_얼굴과 관상

by 오인환

'얼'은 '영혼을 뜻한다. '굴'은 '동굴'과 같이 들어오고 나가는 통로다. '얼굴'은 '얼'의 '굴'이다. 영혼이 들어오고 나가는 자리다. '흔하다'는 말은 '많다'는 의미다. 어른은 '얼이 '흔'하다라는 뜻이다. 반대로 '얼'이 이른 사람을 '얼이른이'라고 부른다. '어린이'다. 얼이 썩은 사람은 '어리석다'라고 표현하고 얼이 빠져나가면 '얼빠지다'라고 한다. 착한 척하다. 바쁜 척하다. '척'은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을 의미한다. '얼척'은 얼척은 '어처구니'의 방언이지만, 언어의 표준어와 방언은 그 무엇이 먼저라고 규정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은 '맷돌 손잡이' 이전에 '얼척'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관상이 과학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의 기질과 성격을 파악하는데 아주 작은 기능을 할지 모른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표현했다지만, 인간은 집단 생활을 했던 기간보다 관계를 형성하지 않던 비사회적기간이 훨씬 길다. 인과에 속하는 최초의 화석인류가 발견된 것이 400만 년전인데, 최초의 문명은 고작해봐야 1만년도 되지 않았다.

인간은 대게 처음 만난 상대로부터 죽임을 당했다. 문명을 형성했을 때도 초면의 동족에게 멸을 당했다. 500년 전 아메리카 대륙의 인간은 유럽 대륙에서 건너온 다른 인간을 만났고 얼마 뒤에는 90%의 인구가 전염병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사망했다. 14세기 몽골이 전세계로 팽창하던 시기에 유럽인은 아시아인을 만났다. 이후 흑사병은 유럽 대륙의 사회 구조를 붕괴시킬 만큼 번창했다.

처음 만난 사람에 대한 경계, 그것은 본능이다. 생존에 대한 본능이다. 인간은 초면의 누군가를 최대한 빠르게 파악해야 했다. 그것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과 같은 생존본능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르게 큰 흰자를 가지고 있는 까닭은 상대에게 자신이 바라보는 위치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상대에게 신뢰를 주는 인간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생존할 수 있었다. '외모', '얼굴'이 다른 동물에 비해 인간에게 중요한 이유가 그렇다. 처음 만난 이에게 무기가 없음을 알려주기 위해, 동성의 이방인과는 악수를 했다. '질병'과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이성'의 누군과는 입맞춤을 했고 원거리에서 손바닥을 비춰 보임으로써 '인사'라는 문화를 발명했다.

과학인지 비과학인지 모르겠지만, 이는 생존을 위한 본능 같은 것이다. 이성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얼굴'인 까닭이다. 건강하고 착한 혹은 힘이 세거나 성실한지 보다 '외모'가 우선시 된다. 외모를 우선시 하지 않은 이들은 죽임을 당했거나 종족을 남기지 못했음으로 현대인들이 외모에 집착하는 것은 '진화론적'이지, '속물적'이라서라고 보기 힘들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생존의 필수'로 여기는 '외모'는 고로 중요하다. 그것은 명확하지 않은 경험적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직감'과 같은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가만히 거울을 들여다 본 적 있다. 뭉툭하고 도톰한 콧볼과 높은 콧대, 날카로운 눈썹과 반짝거리는 눈빛은 큰 부를 만들어내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그것이 나에게도 있기를 바랬지만 나에게는 없었다. 정면을 들여다 보기에 나의 코는 콧구멍이 들여다 보였다. 이마는 반듯하지 못하고 울퉁불퉁한 것이 '역마살'이 있고 반달 눈썹은 마음이 여리고 섬세하다. 밑으로 내려와 아래턱이 넓은 것은 노년이 좋다는 것을 말하고 돌출형 입이 특징인 것이 '말'을 하기 좋다.

결과편향 때문일까. 어쩐지 그렇다. 관상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더니, 사람을 보면 저도 모르게 얼굴을 훑게 된다. 눈썹이 연하고 고르지 않으며 끝이 정리되지 못한 이들은 대게 우유부단하고 줏대가 없는 편이다. 눈썹이 진한 이들은 고집이 강하고 귀가 큰 이들은 대체로 덕이 많은 편이고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귀가 자라나서 아무리 동안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귀를 보면 나이를 알 수 있다. 미간에 주름이 잡혀 있는 사람의 경우, 이혼을 하거나 사별을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관상은 관상으로만 완전할 수 없다. 영화 '관상'을 보면 거기에는 '역적의 상'이 '왕이 될 상'이 되곤 하는데, 고로 환경, 상대, 시기에 따라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좋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좋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사람을 볼 때, 어느 환경, 어느 상대, 어느 시기인지와 상관없이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눈빛'이다. 눈에 빛이 나고 총명함이 있는 사람은 대체로 아주 길하다. 삼성의 이건희 전 회장의 경우 관상학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눈빛 하나만으로 모든 운을 집어 삼킬 정도다. 빌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오바마, 정주영, 이건희, 이병철 등 흔히 이름을 대면 알만한 이들의 사진을 보면 '눈빛'이라는 모호한 용어가 얼마나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는지 확인 할 수 있다. 흐리멍텅한 눈을 하고 찍은 10년 전 사진을 보다가 갑자기 관상에 대해 생각이 나서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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