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말했다.
"아빠. 여기 숫자가 이상해."
뭐가 이상한지 물었다. 3층 윗칸이 5층이다. 아이가 가르킨 손가락으로 시선을 옮겼다. 3층 벽면에는 다음이 5층이라는 안내가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탔다. 아이가 다시 말했다.
"아빠. 여기도 숫자가 이상해."
엘리베이터에는 1층, 2층, 3층이 있고 그 다음으로 5층이었다. 아이는 4층이 없는걸 의아해 했다.
"그러네."
답하고 1층을 눌렀다. '닫음' 버튼을 누른다. 1층으로 내려간 뒤에 아이가 말했다.
"이거 만든 아저씨가 숫자를 모르나봐."
건물 4층이 왜 없는지, 이유는 알고 있다. 다만 걸어가는데 생각이 들었다.
'왜 나에게는 4층이 없다는 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3층 다음에 5층이라는 사실 말이다. 나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어째서 아이에게만 그것이 보인 걸까. 나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아이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얼마 전에는 아이가 태블릿으로 글자를 쓰는 것을 배웠다.
"아빠, '도마뱀'이라고 쓰고 싶은데 안돼."
무슨 말인고 하니, '도' 다음에 '마'를 쓰려니 '돔'이라는 글자가 난데없이 튀어 나온다는 것이다. '돔'이라는 글자에 'ㅏ'를 쓰라고 일러 주었다. 아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왜 '돔'이 되어버리는 거야."
'도'가 '돔'이 되는 질문.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막연히 '그래서, 그렇다'로 알고 있는 것들. 몰랐다는 사실조자 모르는 것들 투성이다. 우연히 '다이애나 킴' 변호사를 알게 됐다. 알게 된 것은 그녀의 서평 덕분이다. 그녀 책 '엄마 팔자는 뒤웅박 팔자'를 읽었다. 책은 어머니의 시점으로 글을 쓴 독특한 에세이다. 롯데지주에서 쓴 '신격호 회장 회고문'과 닮았다. 어쨌건 그 문체와 내용은 흥미롭고 재밌었다. 얇은 인연이지만 이후 '다부연'이라는 회사와 '김동용' 대표님을 알게 됐다. '미국 부동산'에 관한 기초 투자서에 대해 알게 됐다. 감사하게도 몇차례 DM을 주셨고 문자와 전화를 주셨다. 소재는 잘 모르긴 하지만 흥미로운 주제다. '미국 부동산'. 미국 부동산에 대해서 잘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대한민국 부동산이 장기적으로 우하향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대한민국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몇몇 핵심 지역을 제외하면 대한민국 부동산은 거의 절멸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부동산은 생물과 닮아서 나이가 들수록 활기를 잃고 인구가 줄수록 거래량이 준다. 신혼부부의 숫자가 절벽에 치닫는 상황이다. 주식, 코인과 다르게 장기적인 시선으로 투자를 하는 '부동산'의 경우, 인구절벽은 치명적이다. 코인과 주식에 비해 진입장벽도 높고 규제도 높다. 심지어 인구가 줄어들면 피치 못할 '고금리 시대'도 걱정이다. '김동용' 대표는 이에 어려운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아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러게? 왜 5층이 없지?"
그냥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현실에서 그것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다른 일이다. 모르는 것 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미래는 밝다고 보기 어렵다. 유럽이나 일본, 한국과 같이 고도 산업국의 경우 대부분의 인구 구조는 비슷하다. 이들이 겪는 문제는 '고령화', '저출산' 등이다. 미국의 경우는 다르다. 사람들의 경우 '미국' 또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겪을 것이라 여기겠지만, 미국은 꽤 젊은 국가다. 심지어 고령층보다 젊은층이 더 많은 국가다. 미국은 출산률이 높은 나라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3배 가까이 된다. 또한 이민자 포용 정책으로 인해 이민자가 인구 감소분을 매우고 생산가능인구를 꾸준하게 보충한다. 심지어 양질의 인력들이다.
'코인'이라는 말을 대부분의 사람이 들어 본 적도 없던 시기, 서점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접했다. 가상으로 존재하는 '코인'으로 돈을 번다는 이야기를 보고 코웃음을 쳤던 기억이 있다. 서점에 있는 책의 제목과 목차, 내용을 훑고 다시 제자리에 꽂아 두었다. 그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다시 생각이 났으며 그것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 놀랄만큼 안타까웠다. 관련 책을 한 번이라고 읽었더러면 하는 아쉬움. 결국 그것은 모르는 것을 모르는 상태로 방치하게 두었다. 틀리고 맞고는 중요하지 않다. 틀리는 것은 맞을 확률을 높이는 과정일 분이다. 다만 틀리지 조차 않는 것은 바보 같다. 아예 틀릴 기회조차 없는 것이 '모르는 것'이다. 김동용 대표가 쓴 '미국 부동산을 알면 투자가 보인다'라는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사실 괜히 장벽이 높아 보이거나 어려워 보이는 일은 한 두번 겪어보면 어렵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저 그렇게 보인다는 점 때문에 다수가 포기할 뿐이다. 다만 나에게 그렇게 보인다는 사실은 다른 이들에게도 그렇게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많은 경쟁자들이 출발선에 오는 것을 저지한다. 그래서 때로는 어려워 보이거나 가장 낯선 것을 택하는 것이 정답일 때도 있다. 아직 도서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미국 부동산에 대해 천천히 알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