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언제나 기업 마진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1955년부터 1965년까지 제조업 매출은 연평균 8.6%가 올렸으나 물가상승률은 1975년까지 8%로 낮아졌다. 물가상승률이 올라도 마진이 낮아질 수 있다. 워렌 버핏은 1977년 5월 '포춘지'에 이와 같은 내용을 실었다. 단순히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기업 마진이 오르고 자산가치가 상승하는 단순한 수순을 '시장'을 보이지 않는다. 시장이 반응하는데 꽤 다양한 관계사 얽혀 있다. 단순히 과거 가격 변동을 담은 그래프를 살피는 것만으로 미래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까.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이 대부분은 그간 미국 주식의 그래프를 보며 '불패의 장'이라고 여긴다. 다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수요와 공급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시장 가격의 함정이다. 주식 시장에서의 공급이 현대처럼 보급화 된 것은 오래지 않았다. 실제로 1952년에는 주식을 보유한 성인의 인구 비율은 전체 4%에 지나지 않았다. 1952년에는 주식을 보유한 성인 인구 비율이 28%로 치솟아 올랐고 2023년 현재는 61%의 미국 성인이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한정된 파이를 쪼개야 하는 한정성과 희귀성이 생기므로 가치는 반드시 오른다.' 이것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논리와 닮았다.
시장 참여 인구가 많으면 당연히 그 가치가 오른다. 인구 비율도 늘었지만 '미국 인구' 자체도 크게 늘었다. 이는 꽤 중요한 의미다. 미국 주식이 꾸준하게 올랐던 이유중 하나는 '인구증가'가 이기 때문이다. 대개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를 앞두고 재정적 보장 준비한다. 대체적으로 노동 소득을 대체할 어떤 것을 찾기 위해 그들은 자산투자에 눈을 돌린다. 자본 공급이 많아지면 역시 주식 시장 수익률은 증가한다. 그러나 이런 미국 주식도 끊임없이 오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1880년부터 1949년까지의 S&P는 큰폭이 흐름이 있었지만 제자리 걸음을 했다. 그 기간은 얼핏 작아 보여도 70년이다. 장기투자는 항상 승리한다는 논리가 어긋난다. 1929년 호황의 고점에 팔지 못했더라면 1880년에 주식을 구매한 이는 1950년이 넘어서야 본전을 왁인한다. 스무살에 장기투자를 해도 90세 전에 매도하지 못하는 셈이다. 1962년부터 1982년까지 20년간 다우 지수는 횡보장이었다. 꾸준히 우상향한다는 격언은 틀렸다. 서른살의 청년이 쉰 살까지 꾸준하게 투자를 해도 주식은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 상품이다.
그래프는 그러나 미국 주식을 장기로 보유하면 반드시 수익을 만들어 줄 것 처럼 보인다. 이것은 '논리'를 떠나 믿음으로 작용한다. 우상향하고 있는 그래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닌, 보이지 않는 '선'을 긋는다. 대체로 미국 시장은 이 추세선을 따라 40년에 한 번씩 고점을 돌파하니 미국 주식 장기 투자는 언제나 이기는 게임처럼 보이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주식시장이 약세장으로 들어서면 그것을 '베어마켓'이라 부른다. 곰이 사냥할 때, 머리를 아래로 내리 찍는 자세를 그래프가 닮아서다. 여기서 특징은 이렇다. 급격한 하락이 아니라 곰처럼 '느릿 느릿'이다. 굼뜨고 지겹다. 주식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모두가 팔 때 사라', 이 말은 잘못됐다. 성인 다수가 투자처로 '주식'을 인정하고 있는 지금에서나 격언이다. '모두가 팔 때'가 아니라 '모두의 관심에서 잊혀졌을 때' 사야 한다. 주가는 아주 천천히 싸진다. 개인투자자는 커녕 '기관투자자'들에게까지 투자처로써 매력을 상실하고 관심에서 잊혀졌을 때, 주식은 비로소 고개를 든다. 기업의 시장가치 즉, 수익 가치를 자산 대체 비용으로 나눈 값을 'Q비율'이라고 한다. 'Q비율'은 과거 침체장에서 투자자들이 주가를 평가 할 때 유용하게 사용했다. 아무튼 1929년에서 1932년 침체장을 제외하면 주식의 가치가 조정되는 기간은 평균적으로 14년이다. 미국 증시에 대한 가치가 최고였던 2000년 3월 뒤에 실제로 천천히 저평가 상태로 내려가고 있었다. 이런 저평가 뒤에 주식은 자체적으로 다시 가치를 찾아간다. 주식은 끊임없이 오르는 것이 아니다. 고로 무작정의 장기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볼 수도 있다. 2009년 워렌 버핏의 헤서웨이는 현금 보유율이 5년래 최저였다. 그의 현금 보유율이 최저라는 점은 '주식 매입 규모'를 뒷걸음질치게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당시 사람들은 '대형 주식매입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꼬집었다. 현금 보유율이 최저였던 당시 다우지수는 우로 횡보하고 있었다. 워렌 버핏이 '대형 주식을 매입'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현금보유율이 떨어졌다는 기사가 있고 얼마 뒤, 주가는 고개를 들고 한 단계로 올라섰다. 2023년 해서웨이 연례 주주 모임에 참석한 워렌 버핏은 무슨 말을 했을까. 그는 '경기침체'를 예견했다. 실제로 그는 2023년 1분기에 17조 6천억을 매도했고 투자는 하지 않았다. 현금 보유를 높인 것이다.
20세기 초기에 주식은 기관투자자들에게도 그닥 매리트있는 투자처는 아니였다. 얼마 뒤에 사람들이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 역사는 아니다. 고로 주식 투자에 대한 다수의 격언은 섣부르거나 오류인 경우도 많다. 대체로 경기 회복과 증시 회복에 시차가 발생한다고 여긴다. 주가는 선행지수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주가는 경기를 먼저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자동차 산업은 증시보다 빨리 회복하는 경향도 있다. 즉 경기보다 보통 6개월에서 9개월 정도는 증시가 선행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말이다. 경기 사이클의 회복 시점은 분명 대체적으로 이것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다만 20세기에 저평가됐던 네 번의 침체장에서는 맞지 않았다. 되려 경기가 증시를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는 경기가 개선되고 긍정적인 기사가 쏟아진다. 실제 우리가 알고 있는 격언과는 많이 다르다. 이유를 따지고 들자면 이렇다. 누군가가 주식 때문에 망하거나 자살하는 일이 발생하고 불행이 사회에 찾아왔을 때, 우리는 대체적으로 그때가 주식을 사야할 적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주식을 사야 할 적기는 시장이 그 모든 존재감을 상실했을 때다. 미국 주식을 포함하여 상당수의 자산가치는 꾸준한 우상향을 하지 않는다. 꽤 긴 장기침체를 겪고 몇 번의 커다란 상승으로 그 가치가 반영된다. 실제로 주가 바닥을 확인했던 20세기 초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모든 상황이 적기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주가는 거기서 다시 50%가 하락하고 반등했다. 대체적으로 경기침체가 하락세를 멈추면 그것을 침체장 바닥의 신호로 확인한다. 침체장의 역사를 볼때, 현재의 증시에 대한 가치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것이 심하게 저평가 되는 상황이 왔을 때가 되어야 비로소 횡보 혹은 아래로 침체하는 베어마켓은 고개를 든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벌써 누군가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서서히 멈춰질 기다리며 다름 상승장에 대한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벨류에이션에 대한 조정은 적게는 9년에서 길게는 14년정도가 걸린다. 증시의 장기 평균이 되기 위해서 최소 거대한 침체장의 바닥까지는 확인해야 한다. 그는 2005년 6월 수준에서 60~80%가 떨어져야 하나. 이미 만 92세의 나이인 워렌 버핏에게는 지금이 매도의 유일한 순간이며 어쩌면 그가 겪는 마지막 약세장이 될지 모른다. 초중등학생까지 모두 주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 시기가 지나고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대해 미움의 감정도 들지 않을 10~15년 뒤인 2040년 쯤에나 주식이 한 단계 퀀텀 점프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 시장이 오기까지 능력을 키우며 잊혀질 시장에 대한 관심을 꾸준하게 가져야 한다. 진득한 장기 투자도 분명,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