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오직 할 뿐, 오직 모를 뿐_1일 1명상 1평

by 오인환

세계 4대 생불이라 추앙받던 '숭산 스님'을 대표하는 두 가르침이 있다. 다음과 같다.

'오직 할 뿐', '오직 모를 뿐'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는 이 둘을 정확히 영상으로 보여줬다. 영화에서 주인공 포레스트를 제외하고 모든 주변인물들은 그보다 똑똑했다. 다만 공통적으로 그들은 모두 불행했다.

영화에서 포레스트는 같은 말을 꾸준하게 반복한다.

"Stupid is as stupid does."

'바보는 바보짓을 해야 바보에요'

사람들은 '포레스트'를 '바보'라고 불렀지만 결과적으로 바보짓을 하는 이들은 '포레스트'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옭아 매고 자신을 학대하며 인생을 소비했다. 자신을 '바보'라고 부르는 이들에게 '포레스트'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그저 이렇게 말할 뿐이다.

"Stupid is as stupid does."

'바보는 바보 짓을 해야 바보에요.'

자신을 똑똑하다고 착각하는 이들은 '포레스트'를 '바보'라고 확신한다. 다만 포레스트는 같은 말만 반복한다. 결국 바보 짓을 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생각해보면 포레스트를 제외한 주변 인물들이다. 우리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자신들이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그 깨지지 않는 다이아몬드 같은 '인식'은 자신의 판단이 바보 같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결국 포레스트 검프는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 미군에 입대하여 꽤 괜찮은 스펙을 얻는다. 사업에도 성공하고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벌기도 한다. 이 와중에서도 그는 꾸준하게 바보 같은 선택을 한다. 그 어리숙함에 관객을 웃는다. 영화의 흐름 상, 포레스트는 사회적 성공과 개인적 행복에 이른다. 그를 비웃던 주변 인물과 관객은 바보가 된다.

'오직 할 뿐', '오직 모를 뿐'

'오직 모를뿐이다.' 어차피 우리는 미래를 모른다. 될지 안될지 알 수 없다. 세상이 어떤지도 모른다. 고로 걱정과 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 고민해도 결국 모른다. 포레스트 검프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 성공이나 돈을 위해 움직이지도 않는다. 단지 주어진 일을 할 뿐이다. '오직 할 뿐이다.' 그것은 바보 같지만 가장 바보 같지 않은 결과를 만든다. 다만 그 뿐이다.

가장 단순한 기본이 중요하다.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돈', '성공', '관계' 아니다. 그것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이다. 음식은 없으면 3주를 버틸 수 있다. 물 없이는 3일을 버틸 수 있다. 호흡이 없으면 3분도 버티지 못한다. 수면 없이 인간이 최대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공식적으로 11일이다. 매슬로의 욕구 위계이론은 점차 아래로 넓어진다. 상위에는 자아실현과 존중, 소속과 애정의 욕구가 있지만, 그 근본에는 안전 욕구와 생리적 욕구가 있다. 하위 욕구는 상위 욕구를 다단하게 떠받든다.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서는 안전 욕구가 충족될 수 없고, 안전이나 애정욕구를 충족하지 않고서는 존중이나 자아 실현 욕구를 실현하기 어렵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모든 욕구의 하위에는 '호흡'이 있다. 가장 기본은 '호흡'이다. 중국 최고 의서로 꼽히는 '황제내경'에는 사람이 하루 1만 3천500번의 호흡을 한다고 되어 있다. 다만 현대인들은 하루 평균 2만 5천 번 호흡한다. 즉, 현대인들은 과거인들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호흡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호흡이 많다는 것은 호흡이 잦다는 것을 말한다. 호흡이 잦다는 것은 호흡이 짧다는 것을 말한다. 호흡이 짧으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

RSA라는 용어는 호흡 주기 동안 발생하는 심박수 변화다. 그 이름은 듣기만해도 무시 무시 해지는 'Respiratory sinus arrhythmia'다. 어쨌건 이에 따르면 인간은 숨을 들이 쉬면 심박수가 증가하고 내쉬면 감소한다. 심박수는 지나치게 높아도, 지나치게 낮아도 문제가 되지만 기본적으로 현대인들은 호흡이 짧고 심박수는 지나치게 높다. 감정의 변화,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자율 신경계의 균형을 흐트러트린다. 또한 교감신경을 흥분시킨다. 현대인들은 항상 맹수에게 쫒기듯 긴장된 상태로 살아 간다는 의미다. 고로 의식적으로 호흡을 천천히 낮게 하는 편이 좋다.

호흡은 모든 것의 기본이다. 하단을 단단히 쌓지 않고서 높은 탑을 쌓을 수 없듯. 가장 기본이 단단해야 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아래는 빈약하고 위로는 거대한 역삼각형 구조물을 쌓으려 한다. 아래로 피라미드는 아래로 넓고 묵직할 때 안정감이 있고 그것을 뒤집에 세우면 언제나 넘어진다. 어떤 스트레스적인 상황에 처할 때, 상사에게 꾸지람을 당할 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저절로 호흡을 짧게 한다. 이는 심박동을 높힌다. 그것을 그대로 두기보다 의식적으로 호흡을 천천히 느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숨을 끝까지 내뱉고 있는지. 그것을 안다면 감정 절제가 가능하고 이성적 판단에 유리하다. 장 폴 샤르트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생은 B와 D사이의 C이다"

인생이란 태어남(birth)와 죽어버림(death)사이에 선택(choice)이라는 말이다. 즉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은 앞서 말한 욕구에서 하나씩 이뤄 나갈 수 있다. 좋은 선택은 잦고 짧은 호흡이 아니다. 느긋하고 깊은 호흡, 잔잔한 심박동에서 나온다. 호흡을 깊고 길게 해보자. 이 과정에서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나'라는 존재를 알 수 있다. '나'는 호흡을 하는 존재가 아니다. '나'는 호흡하는 신체를 지켜보고 조절할 수 있는 존재다.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화가 났을 때, '나'는 화가 난 '감정'을 바라보는 주체다. 슬픈 감정이 생겼을 때, '나'는 '슬픔'을 바라보는 주체다. 결국 '내'가 슬픈 것도 '내가' 화난 것도 아니다. 나는 다만 그것을 알아차리는 존재다. 이런 자아 객관화가 이뤄지면 감정에 따른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그 기본 중 기본은 호흡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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