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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충 견적보다가 각나오면 미쳐라_왜 쓰레드를

by 오인환


70년대 혹은 80년대 경제 활동을 했던 세대가 있다. 베이비붐 세대다. 이들은 은행 금리 20% 이상의 상품이 다수인 세상에 살았다. 도시화 진행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어 부동산 가치도 빠르게 올랐다. 당시 서울 인구는 300만명 수준이었으나 매년 30만명이 늘어나며 아주 빠르게 거대도시로 성장했다. 초기 농업국가였던 대한민국의 산업 구조는 경공업, 중공업 그리고 서비스업과 IT로 바뀌었다. 국민 다수에는 '자산가'는 없고 소득의 차이만 있던 시기다. 이 시기 가장 중요한 것은 '고소득'이 었다. 대체로 고소득자는 빠르게 자산을 증식했고 자산가로 성장했다. 이때 남들보다 빠르게 소득을 올려 자산을 쌓은 이들과 소득은 올랐으나 상승하는 자산 가치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이들이 생겨난다.


베이비붐 세대에게 '소득'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고소득이 자산가로 연결된다는 인식이다. 이후로 국가 전체에 '교육'에 대한 인식이 생겨났다. 부모세대가 겪었던 경험의 가치가 자녀에게 전이된 것이다. 실제로 그 시기에는 고소득자가 자산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았다. 고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소득자가 되기를 희망했다. 여기서 고소득자란 고소득 근로자를 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착실하고 성실하게 다니면 빠르게 진급했고 성공을 보장했다. 다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현재 은행금리는 20%는 고사하고 예금 금리 2%시대가 됐다. 자산 증식 속도는 소득 증가 속도보다 제곱으로 빨랐는데 이유는 자산은 복리로 증가하는데 예금은 단리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산을 가지는 것이 무조건 이득이다. 다만 자산 가치는 이미 고점에 치닫고 있다. 이제 남들보다 나아가기 위해서 정답은 '고소득'이 아니다.



이제는 근로소득이 결코 자산소득을 넘을 수 없는 시대다. 이제는 남들보다 더 공부한 이들이 자산가로 성장하는 시대는 아니다. 이제는 '초연결의 시대', 외부로부터 더 많은 돈을 벌어오는 것보다 흩어져 있는 돈을 모아야 하는 시대다. 바야흐로 인플루언서의 시대다. SNS를 통해 초연결된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이 모인 곳에 돈이 있다. 오프라인이던 온라인이던 마찬가지다. 사람이 모이면 광고비가 책정되고 직접 판매를 해도 수익으로 이어진다. 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모으는 일'이다. 어떻게 사람을 모을 수 있을가. 예전에는 그래서 모두가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는 사람이 몰려 있다. 사람이 몰려 있는 곳에는 돈이 몰려 있다. 이제는 다르다. 이제는 SNS다. 사람이 몰려 있는 SNS에는 돈이 몰린다. 돈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회가 함께 열린다. 다만 이는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초기 선점하지 않으면 대체로 이후에는 그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다. 초기에 '생산자 역할'에 올라타지 않으면 소비자로써의 역할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남들보다 먼저 앞서 중요한 포지션을 취하는 것을 '선점 효과'라고 한다. 선점효과는 굉장히 중요하다. 경쟁자가 적을 때, 가치를 띄우고 이후 소비자가 몰리면 그들을 팔로우로 하여 격차는 '초격차'로 벌어진다. 실제로 유튜브의 성장은 단순히 영상 플랫폼을 잘 만들어서 생긴 일이 아니다. 영상 플랫폼이 성장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인터넷망 연결이 잘 되어야 하고 속도가 빨라야 한다. 인터넷 속도와 망이 빠르게 발전하고 확산하던 시기 그 시장을 선점한 유튜브는 대체 불가능한 플랫폼이 됐다.



초연결사회에서 '선점'한 이들은 '후광효과'를 얻고 다시 성장한다. 맥도날드가 전세계에서 가장 큰 요식업 프렌차이즈로 성장한 이유는 맛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선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맥도날드의 창업주 레이 크록과 이후 CEO들은 맥도날드를 요식업 사업이 아닌 '부동산 사업' 업체로 여겼다. 스타벅스 커피는 다른 커피보다 더 맛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카페가 된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코카콜라가 다른 어떤 음료보다 더 훌륭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음료회사가 된 것은 아니다. 선점효과는 그래서 무섭다. 그러나 선점한 곳의 파이가 얼마나 커지느냐에 따라 그 성공 여부는 갈라진다. 그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정답은 이렇다. 알 수 없다. 고로 대충 견적보다가 각 나오면 미쳐라. 못 먹는 감. 이것 저것 찔러보고 두리번 기웃거리다가 우연하게 만나는 기회가 있으면, 제대로 자리 잡고 그 방향으로 돌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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